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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유럽 - Vienna IV 이틀간의 나 홀로 여행을 끝내고 오늘은 베를린의 친구를 만나는 날.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베를린에서 비엔나까지 나를 보러 와 주었다. 상하이 출장 후 서울의 우리 집에서 며칠 지내다 간 게 2016년 겨울이었으니 거의 3년 만에 보는 셈. 친구가 고른 베이커리 카페에서 만나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마침 어제 돌아다니다 발견하고 가보려고 찜 해 두었던 곳과 같은 카페였다. 역시 우리의 취향은 비슷. ㅎㅎ 친구는 아침 빵 세트와 커피를, 난 아보카도 토스트와 라테를 시켰다. 빵집답게 빵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았던 곳. 수다를 떨며 아침을 먹은 후 향한 우리의 첫 번째 행선지는 Belvedere Palace. 바로크 양식의 궁전과 정원이 아름다운 곳으로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18세기 초 공사를 시작.. 더보기
High Museum of Art Atlanta의 짧은 방문 중 잠깐의 자유시간(?)이 생긴 건 마지막 날이었다. 공항 가기 전 얼마 안 남은 시간 동안 다녀온 곳은 Midtown에 위치한 High Museum of Art. 지난번 포스팅했던 Getty Center를 디자인 한 백색의 건축가, Richard Meier의 작품인 High Museum of Art, Stent Family Wing. 하얀 메탈 패널 외벽, 실내의 Skylight에서 들어오는 자연광 등이 게티센터의 디자인 모티브와 유사하다. 빛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인 그림자가 Atrium에 걸린 Sol LeWitt의 작품과 잘 어울린다. High Museum of Art Designed by Richard Meier Completed in 1983 High Museum of .. 더보기
Atlanta에선 뭘 먹지? 여행이 아닌 일(?)로 다녀온 Atlanta는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지난봄 다녀온 Savannah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방문하는 Georgia 州. 🍑 아침 비행기를 타고 애틀랜타에 도착하니 시차 덕분에 저녁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짐 풀고 숙소 근처에 리뷰가 좋은 오픈 한지 얼마 안 된 이탈리안 식당을 찾았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습하지 않았던 여름 저녁에 어울리는 Pinot Grigio 한잔을 마시면서 먹은 음식은 Aranchini (튀긴 버섯 리조토에 토마토소스), Margherita Pizza, 사진엔 없는 먹물 파스타 그리고 Scallops. 잘하는 초밥집인가를 알려면 Tamago Sushi를 먹어봐야 하는 것처럼 나에게 잘하는 식당의 기준은 Scallop 음식을 잘하느냐 못하느냐 인 것 같다... 더보기
이 여름 노래 둘 집 창문을 통해 매일 보던 한강 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멋진 풍경을 보여 주었던 강, 하늘, 구름, 나무들 덕분에 빡빡했던 서울 생활을 버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여름의 소낙비가 그립다. 빗소리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다 비멍 하던 순간도 장화를 신고 빗길을 첨벙첨벙 걸어다니던 것도 비 핑계로 약속을 잡아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시간도 이젠 다 두고 온 기억들... Somthing New by Anthony Lazaro & Sarah Kang (2021) 뭔가 사랑스러운 가사와 함께 듀엣의 달콤한 노래를 듣다 보면 열대야로 힘든 한국 여름밤의 열기도 잠시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계 미국인인 Sarah Kang은 싱어송라이터로 Jazz, Pop, R&B 등 여러 장르의 노래를 발표해 오고 있다.. 더보기
이 여름 詩 둘 호우주의보 이틀 내내 비가 왔다 미인은 김치를 자르던 가위를 씻어 귀를 뒤덮은 내 이야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발밑으로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꼭 오래전 누군가에게 받은 용서 같았다 이발소에 처음 취직했더니 머리카락을 날리지 않고 바닥을 쓸어내는 것만 배웠다는 친구의 말도 떠올랐다 미인은 내가 졸음을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 불만이었다 나는 미인이 새로 그리고 있는 유화 속에 어둡고 캄캄한 것들의 태(胎)가 자라는 것 같아 불만이었다 그날 우리는 책 속의 글자를 바꿔 읽는 놀이를 하다 잠이 들었다 미인도 나도 흔들리는 마음들에게 빌려온 것이 적지 않아 보였다 박준 中 몇 년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에 살다 보니... 몇 켤레 있는 장화는 신을 일이 없다 우산들은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비 핑계 대고 막걸.. 더보기
이 여름 미술관 둘 갠 적으로 보통 건물을 딱 보고 바로 누구의 작품이란 걸 가늠할 수 있는 건축가가 셋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해체주의 건축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구조의 디자인을 하는 Frank Gehry, 두 번째로는 붉은 벽돌의 외관을 선호하는 Mario Botta, 마지막으로 백색의 건축가란 별명이 말해주듯 흰색의 건물만 짓는 Richard Meier다. 올해로 개관 25주년을 맞이 한 게티센터는 바로 Richard Meier 가 디자인 한 건물이다. 하지만 게티센터는 흰색의 깔끔한 메탈 타일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공수해 왔다는 여러 톤의 베이지 색에 거친 질감을 가진 Travertine Tile도 같이 쓰였는데 이 조화가 전혀 이상하지 않게 잘 어울린다.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했을 때 아침 태양빛을 받는 트라버틴의 외관.. 더보기
LA에선 뭘 먹지? 지난 주말에 떠나 4박 5일로 다녀온 LA. 무려 5년 만의 방문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후 일 년 있다 팬데믹이 시작되었기에 못 갔었던 이유도 있지만 6시간 이상 운전을 하자니 힘들고 50분 비행의 비행기를 타려면 도합 +/- 4시간 정도가 걸리니 귀찮고 해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선뜻 가기에는 잘 안 되는... 암튼 나한테 LA는 가깝고도 먼 곳이다. LA 공항에는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게이트에서 비행기들이 안 빠져 한 시간 가량을 꼼짝도 못 하고 기내에서 기다려야 했다. 결국 샌프란 집에서 LA 공항을 빠져나오기까지 5시간이 넘게 걸린 것. 운전을 하고 왔어도 되었을 뻔했다. 😅 새벽부터 굶었던 나도, 주차장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린 친구도 너무 배고파 미리 정해 둔 식당으로 바로 .. 더보기
Savannah에선 뭘 먹지?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배우는 것 못지않게 그 지역의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 사실 여행 스케줄 짤 때 어디서 뭘 먹을지를 조사하는 것에 비중을 많이 두는 편이다. ^^ 사바나도 식후경.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Savannah Seafood Shack. 사바나가 바다랑 가까워서 그런지 해산물 식당이 많았다. 우리가 먹은 건 케이준 시즈닝으로 버무린 해산물 찜과 처음 보는 비주얼의 칼라마리 와플콘. 🌝🌝🌜 점심식사 후 디저트로 먹은 Leopold's 아이스크림. 1919년 문을 연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라 그런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내가 고른 맛은 100년 동안 같은 레시피로 만든다는 시그니처 맛인 레몬 커스터드와 그리고 좋아하지만 만드는 곳이 많지 않..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Savannah 언제부터였는지도 기억 못 할 만큼 오랜 세월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미국 남부의 도시, Savannah. 그곳에 다녀왔다. 특정한 장소를 가고 싶은 이유는 다들 천차만별이겠지만 난 우연히 어느 사진에서 본 풍경에 매료되어 항상 사바나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Spanish Moss가 늘어지게 매달린 Live Oak Tree들이 나란히 서있는... 한국에서나 캘리포니아에선 본 적 없는 그런 植生이었다. 위의 사진은 여행 이튿날 일어나자마자 찾아간 Forsyth Park. 아침 햇살에 나뭇가지와 Spanish Moss들이 만들어내는 길 위에 펼쳐진 그림자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사실 사바나는 습한 무더위와 그로 인한 많은 벌레들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공기 중의 습도 때문에 Spanish Moss들이 자라.. 더보기
5月은 매일 산책하며 밟고 지나는 나무의 그림자에서도 느낄 수 있는 新綠의 季節이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라고 시인 피천득이 詩 에서 말했듯 난 지금 이 계절을,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을 만끽하고 있다. 더보기
이 겨울 詩 둘 당신은 첫눈입니까 누구인가 스쳐지날 때 닿는 희미한 눈빛, 더듬어보지만 멈칫하는 사이 이내 사라지는 마음이란 것도 부질없는 것 우린 부질없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친 일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낱낱이 드러나는 민낯을 어쩌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날 듯 말 듯 생각나지 않아 지날 수 있었다 아니라면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더욱 부질없어질 뻔하였다 흩날리는 부질없음을 두고 누구는 첫눈이라 하고 누구는 첫눈 아니라며 다시 더듬어보는 허공, 당신은 첫눈입니까 오래 참아서 뼈가 다 부서진 말 누군가 어렵게 꺼낸다 끝까지 간 것의 모습은 희고 또 희다 종내 글썽이는 마음아 너는, 슬픔을 슬픔이라 할 수 없어 어제를 먼 곳이라 할 수 없어 더구나 허무를 허무라 할 수 없어 첫눈이었고 햇.. 더보기
이 겨울 건축물 둘 송은(松隱) 아트스페이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41 Designed by Herzog & de Meuron Completed in 2021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Designer by Alvaro Siza Completed in 2009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