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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다림 Seoul Museum of Art - October, 2014 어느 순간부터인가 창가 나무의 매미들 울음소리가 그치고 저녁 골목길엔 귀뚜라미들이 짝짓기를 하는 듯 울어대기 시작했다.등교시간 버스 정류장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여학생 마냥한국으로 돌아온 후 세번째 맞는 가을을 난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감나무 Seoul - October, 2013 감나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이재무 아침마다 보는 동네 감나무.여간 탐스러운게 아니다.詩人은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이라 표현한 저 감들을 난 출근하다 말고 그 밑에 서서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싶어진다.예전 일본의 카마쿠라라는 동네에 반해버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감나무들이 많아서였다.언젠가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되면 감나무를 심으리라 작정을 했었는데.. 더보기
시월의 숲 Shenandoah National Park, Virginia - October, 2009 10월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한곳으로 모이는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천천히 걸어 들어간다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갑자기 거칠어진다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이 힘들에 쫓기며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아와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 더보기
紅葉 The Butchart Gardens, Vancouver Island - October, 2007 남겨진 가을 움켜쥔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 올것이다문장이 되지 못한 말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꽃으로,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구멍 난 조롱박으로 퍼 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이재무 가을은 먼지로 남아있는 추억도 그립게 한다. 더보기
단풍 Japanese Tea Garden, San Francisco - November, 2010 단풍 아흔아홉 골 단풍 보고 있자니 아, 억장이 무너져 나도 언제 한번이라도 저렇게 제 몸 온전히 불사를 수나 있을지. 저렇게 비탈 구르며 달려 와 제 몸 기꺼이 내어줄 수나 있을지. 찬란해라, 절정이여. 서러움이여. 양진건 그동안 밤잠을 설쳐야 했던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그냥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허무하기도 하지만 나름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 때맞춰 화씨 85도를 넘나들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는걸 보니 다음달이면 Japanese Tea Garden의 단풍을 즐길수 있으리라. 찬란한 서러움을... 더보기
가을 여행 - 프롤로그 Fall Foliage, Maine - October, 2011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유독 향수병이 심해지기에 난 가을을 찾아 어디론가 떠난다. 이번 여행의 반은 혼자하는 여행이었는데 10 여년만에 다시 찾은 보스턴에서 좋아하는 벽돌건물 동네의 골목길을 쏘다녔고 그 사이 새로 지어진 현대미술관(ICA), 확장공사를 한 보스턴 미술관(MFA) 에서 머리가 지끈거릴때까지 작품들을 감상하고 양말에 빵구가 날 정도로 캠브리지를 걸어다녔다. 무엇보다도 너무나 보고 싶었던 좋아하는 건축가의 작품과 설레이는 만남도 있었다. 나머지 반은 강산이 변할 만큼의 세월동안 못본 친구를 방문하는 여행이었다. 가을이 특히 아름다운 메인州 에 사는 그녀는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늦은 단풍으로 무척 미안해 했지만 조그만 대서양 해변마.. 더보기
지금은 여행 中 그리움 때문에 조금은 멀리 떠나온 길. 보고싶었던 가을은 아직이지만 낯선곳에서 반겨주는 친구와의 재회는 특별하다. 이 여행이 끝나갈때 쯤이면 가을을 만나볼수 있을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가을비가 잠깐 멈춘 하늘을 보며 과연 내가 꿈꿔온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비가 내리면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비가 내리면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 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 바람이 불면 나를 유혹하는 안일한 만족이 떨쳐질까 바람이 불면 내가 알고있는 허위의 길들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 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 . . . . 작사: 김창기 노래: 김광석 더보기
Autumn Leaves Seattle - October, 2007 요즘 한국이 많이 더운가 보다. 전기 장판 없이는 추워 잠을 잘수 없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먼나라의 얘기지만... 스산한 바람이 불때 즈음 들으면 아주 좋은 음악, Autumn Leaves 를 이웃님들을 위해 올려본다. 잠시나마 가을을 생각하며 더위를 잊어보시길... Cannonball Adderley - Autumn Leaves 캐논볼 애덜리의 Somethin' Else 란 앨범에 수록된 Autumn Leaves. 재즈 연주곡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1958년 블루노트에서 녹음한 이 앨범은 재즈 앨범들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중 하나. 재즈를 논할때 빠트릴수 없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트럼펫을 맡아 멋드러지는 연주를 들려준다. Cannonball Adderl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