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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이 겨울 詩 둘 밤의 발자국 저녁내 펑펑 눈 쏟아지고 깊은 밤 보안등 불빛 아래 나무들 분분 꽃 날리고 그네도 벤치도 땅바닥도 하얗게, 하얗게 덮인 놀이터 왔다가 돌아간 작은 발자국 얼마나 기다렸을까 나보다 먼저 다녀간 고양이 황인숙 中 몇년 전 우연히 재건축을 앞둔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내 길고양이들을 위한 뱃지를 산 적이 있다. 올 봄, 영화 (2001), (2012)를 만든 정재은 감독이 철거 공사 직전인 2019년 12월까지 2년여 동안 길고양이들의 안전한 이주를 위한 모임 "둔촌냥이"의 활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를 개봉했었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둔촌 주공아파트의 또 다른 이야기를 담은 (2018)이란 다큐를 보면서 오랜 세월, 많은 추억과 정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아파트 단지의 풍경이 아름다워 한번 .. 더보기
茶房風景 II 삼청동 골목길에 있는 아담한 한옥찻집, 가화당 (佳畵堂). 이웃이신 J.Ho님의 포스팅에서 보고는 다음에 한국 들어가면 꼭 가봐야지 하고 찜해두었던 곳이다. 주중의 한가한 시간이어서인지 손님은 달랑 나 혼자. 대추차와 들깨차를 놓고 고심을 하였더니 대추차를 추천해주시고 들깨차는 맛보기 용으로 주셨다. (역시 먹을 복은 타고 났다. ㅎㅎ) 찻집 이름도 '아름다운 그림이 있는 집'이라는 뜻인데 사장님의 그릇에 대한 안목이 뛰어난 것 같다. 다완, 차받침, 놋숟가락, 유리잔까지 무척 맘에 들었던. 걸죽한 대추차, 고소한 들깨차와 함께 나른한 오후의 햇살을 즐기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작년 계동길을 걷다 발견했지만 때마침 카메라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급히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던 곳. 한 .. 더보기
살다 어느 담장, 서울 - April, 2012 살다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무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 갑자기 어느 멜로디를 생각해 내는 것 재채기를 하는 것 당신과 손을 잡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미니 스커트 그것은 플라네타리움 그것은 요한 스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모든 아름다운것을 만나는 것 그리고 숨겨진 악을 주의깊게 거절하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울 수 있다는 것 웃을 수 있다는 것 화낼 수 있다는 것 자유라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고 있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아기의 첫 울음소리가 터진다는 것 지금 어딘선가 병사가 다치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