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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유럽 - Paris I 친구의 청첩장을 받고 비엔나행 티켓을 알아보니 샌프란시스코발 직항 편이 없어 유럽 어디에선가 갈아타야 했다. 리스본에 들려 며칠 지내다 비엔나로 갈까? 아님 암스테르담? 헬싱키? 행복한 상상을 해보지만 처음 가보는 두나라를 여행하기에는 휴가가 너무 짧았다. 여행 스타일이 한곳에 집중해서 공략(?)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이제껏 유럽여행을 하면서 한나라 이상을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여행 일정 앞뒤로 하루씩 파리에 머물기로 결정. 그렇게 13년 만에 가게 된 빛의 도시. 12월과 2월... 겨울의 풍경만 알고 있기에 청명한 가을 하늘을 잔뜩 기대했지만 파리에 있던 이틀 다 비가 내렸다. 그래도 가을비 내리는 파리는 분위기가 더욱 좋을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이 로맨틱한 도시의 골목을 바..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프롤로그 친구 결혼식 참석차 지난달 다녀온 비엔나... 2009년 9월 베를린에 갔을 땐 다시 유럽 땅을 밟는데 10년이나 걸릴 줄은 미처 몰랐다.^^;; 예전 직장에서 앞뒤로 나란히 앉아 끊임없이 飲食이야기를 하며 친해진 B양은 자매같이 지냈던 사이. 그녀의 힘든 연애를 가까이서 지켜봤었기에 그녀가 다시 비엔나로 돌아간 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 소식을 전해줬을 땐 정말 기뻤고 또 그 행복한 날을 가까이서 축복해 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이를 악물고(?) 휴가를 모아 모아 8박 10일로 다녀온 가을여행. 자세한 여행기는 다음 편에 계속... 더보기
Insomnia 지금의 내 머릿속 같은 사진. 왜 이렇게 다중노출로 찍혔는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좋아하지 않는 매뉴얼 공부 좀 해야 할 듯. 불면증이야 오래된 고질병이지만 이번엔 좀 심하다. 수명이 몇 년은 단축된 느낌. ㅠㅠ Mystery of Love by Sufjan Stevens (From Call Me by Your Name OST) 자장가 같은 느낌의 이 노래도, 수면 목장의 양들도, 재미없는 이론 책들도 소용이 없다. 음... 백과사전을 시도해 봐야 하나... 더보기
Before Sunrise 부다페스트에서 파리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 남자는 비엔나에서 내려야 하고 여자는 파리로 가야 하지만 비엔나에서 하루를 보내자는 남자의 제의에 여자는 같이 내린다. 그렇게 하루를 비엔나 곳곳을 걸어 다니며 나눈 끊임없는 대화 속에 둘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1995년에 상영된 후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Before Sunrise는 그 후 Before Sunset (2004), Before Midnight (2013)으로 Trilogy가 완성된다. Ethan Hawke과 Julie Delpy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이 3부작의 남녀 주인공이다. 영화감독은 Richard Linklater. 같은 배우들과 여러 해 동안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듯한 링크레이터 감독은 Boyhoo.. 더보기
오래 묵은 여행이야기 - 남도 한창 무더웠던 8월 어느 날, 남도 답사로 떠난 1박 2일의 여행. 첫 번째 답사지인 병영성은 1417년 태종의 심복이었던 마천목 장군에 의해 축조되어 조선조 호남과 제주를 관할하는 육군 총지휘부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 화재로 소실되는데 방문했던 2015년에도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18세기에 세워진 병영 홍교가 유명하다 해서 보러 갔는데 선암사를 오르면 만나게 되는 승선교와 같은 무지개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 홍교 옆에 있던 익살스러운 벅수는 사실 1984년 도난(!) 당한 것을 1988년 복제해서 세운 거라고. 점심은 그 유명한 강진 백반.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물론 지역 막걸리도 함께 주문 *^^* 백운동 별서 가는 길에 만난 녹차밭. 멀리 월출산.. 더보기
Long Weekend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우리는 중학교도 같은 학교로 진학, 거의 매일을 붙어 다녔다. 하굣길엔 아지트와도 같았던 K양의 집에 들러 항상 너구리를 끓여 먹고 룰도 모르는 보드게임을 우리끼리 룰을 만들어 놀고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보드게임은 Backgammon이었다) 친구의 큰언니가 구독하던 스크린, 학생잡지 등을 읽고... 같이 싸우고 울고 웃고 그렇게 사춘기를 보냈다. 그랬던 우리는 무슨 인연인지 셋 다 미국에서 살게 되는데 꼭 일 년에 한두 번은 DC에 사는 L양 집에서 모였었다. 그러다 내가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서 못 보다가 이번에 다시 뭉치기로 한 우리. 무려 5년 만이다! 다들 휴가 내기가 쉽지 않아 연휴를 이용해 샌프란시스코로 오겠다는 두 친구. 각각 따로는 와봤지만 이렇게 셋이 이.. 더보기
그해 여름의 일 여름의 일 - 묵호 연을 시간에 맡겨두고 허름한 날을 보낼 때의 일입니다 그 허름한 사이로 잊어야 할 것과 지워야 할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때의 일입니다 당신은 어렸고 나는 서러워서 우리가 자주 격랑을 보던 때의 일입니다 갑자기 비가 쏟고 걸음이 질척이다 멎고 마른 것들이 다시 젖을 때의 일입니다 배를 타고 나갔던 사내들이 돌아와 침과 욕과 돈을 길바닥으로 내던질 때의 일입니다 와중에도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어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던 때의 일입니다 아니 갈 곳 없는 이들만 떠나가고 머물 곳 없는 이들만 돌아오던 때의 일입니다 잠에서 깨어났지만 한동안 눈을 감고 있는 일로 당신으로부터 조금 이르게 멀어져 보기도 했던, 더해야 할 말도 덜어낼 기억도 없는 그해 여름의 일입니다 박준 中 동해 바.. 더보기
꽃 이야기 - 능소화 한국의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것들... 찜통더위 열대야 소나기 안 마르는 빨래 모기와의 전쟁 어쩔 수 없이 트는 에어컨 콩국수 토마토 빙수 초당 옥수수 토요일마다 한강의 불꽃놀이 여전히 무서운 매미 허물 배롱나무 그리고 능소화. 출근길인 한남대교를 지나 한남 오거리 우회전 직전, 오른쪽에 있는 높다란 축대에 능소화가 피기 시작하면 아, 여름이구나 했던. 샌프란시스코에도 미국의 능소화가 있지만 우중충한 여름 날씨에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담장에 흐드러지게 피는 오렌지 빛깔의 꽃들은 쨍한 날씨와 더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햇빛이 강렬했던 어느 여름날, 미국에서 놀러 온 친구와 북촌에서 본, 담장과 묵빛 기와 위에 피어있는 능소화가 더욱더 이뻤던... 능소화가 나에겐 한국의 여름이다. 더보기
오래 묵은 여행이야기 - 남해 첫째 날 아직 벚꽃이 피기 전인 3월 말, 여럿이서 의견 투합하여 남해를 내려가기로 했다. 서울서 출발, 경부(1) - 통영대전(35) - 광주대구(12)를 타고 남원까지 달려 첫 번째 stop, 실상사에 도착했다.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이 절은 산속 깊숙이 있는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널따란 들판에 덩그러니 있는데 그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조선 세조 때 화재로 전소한 후 순조 때 중건한 실상사에는 단일 사찰로는 제일 많은 보물이 있다고 한다. 사찰을 둘러본 후 입구 건너편에 있는 찻집에서 차 한잔씩 마시며 화반 위에 떠있는 산수유꽃을 보니 산수유마을이 궁금해진다. 60번 지방도 - 광주대구(12) - 19번 국도를 달려 두 번째 stop인 구례의 산수유 마을에 도착했다. 돌담과 산수유꽃의 어우러짐이 .. 더보기
그림자 놀이 III 서울서 가장 좋아했던 공원. 계절에 상관없이, 엄마랑 친구랑 혹은 혼자서도 생각날 때마다 찾아갔었던... 지금쯤 수련들이 한창 피어있겠네. ...더보기 여름나라 주민 덕분에 알게 된 Gert Taberner가 올해 3월에 낸 신곡 Rolling Stone (2019) by Gert Taberner And I know that you cannot stay And its been too much for anyone to take And you've out grown me and all my ways And I can't find a way to keep you in this place And I wish it weren't so But I'm your home base and you're rolling st.. 더보기
Orozco & Barragan 둘째 날 아침. 과달라하라 시내 워킹 투어가 끝난 후 가이드가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오로스코의 벽화를 보러 가겠냐고 물어본다. 멕시코에서 3대 Mural 화가로 꼽히는 사람이 Diego Rivera, David Alfaro Siqueiros 그리고 Jose Clemente Orozco. 그중 오로스코는 Jalisco 州 출신으로 Guadalajara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났다. 그의 동상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21세 때 폭죽을 만들다 사고로 왼손을 잃는다. 그럼에도 멕시코 3대 Mural 화가로 꼽힐 만큼 그는 천재적인 미술가였던 것. 이상하게 그는 그 명성에 비해 멕시코 밖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나도 이 여행 전까지는 몰랐던 화가였다. 하지만 찾아보니 1927년부터 19.. 더보기
두번째 멕시코 여행 - 과달라하라 Prologue 회사가 독립기념일 다음날인 금요일도 논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열심히 찾기 시작한 비행기표. 뉴욕을 가고 싶었으나 연휴라 너무 비쌌고 왠지 영어권이 아닌 나라로 가고 싶었기에 멕시코 지역을 찾고 있던 중 과달라하라行 티켓이 너무 싼게 떴다! 음... 과달라하라... 오래전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샌프란에서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상대팀이 과달라하라 축구팀이었다. 물론 나는 신나게 바르샤를 응원했지만 이곳 멕시코 이주자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기에 그들의 응원전도 뜨거웠었다. 그 당시 도대체 과달라하라가 어딘가 하고 찾아봤던 기억으론 멕시코 중서부에 있는 멕시코시티 다음으로 큰 도시. 그렇게 그들의 축구팀 경기를 한번 관람했었다 란 인연으로 그리고 엄청 싼 비행기 티켓의 유혹에 그만 덜컥 예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