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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 배롱나무 정원 가꾸는 일을 좋아하시는 엄마의 영향으로 어릴적 부터 꽃과 나무와 많이 친했던 나는 자연스레 관심도 많았고 (비록 한학년 동안이었지만 특별활동반으로 원예반을 했을 정도) 많은 종류의 식물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한국으로 다시 들어가서야 알게 된 나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배롱나무이다. 그 특이한 수피와 수형은 눈길을 안 줄수가 없는데 왜 몰랐었을까. 중국남부 지방이 원산지인 배롱나무는 추위에 약한 나무이다. 아마 내가 자랐던 예전의 서울에서는 월동하기가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의 동네 공원에도 심어져 있는 배롱나무. 7월부터 9월까지 주름이 많은 작은꽃들이 포도송이 마냥 피어나는데 핑크빛이 도는 붉은 꽃과 흰꽃이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 더보기
오래 묵은 여행이야기 - New York, New York 귀국 후 첫 장기휴가를 얻어 다시 샌프란으로 놀러 온 김에 미니트립으로 뉴욕을 가기로 했다. 중학교때 거의 매일 붙어다니다시피 했던 삼총사 중 나를 뺀 두명이 동부에 살고 있어서 자연히 뉴욕에서 뭉치기로 한 것. 뉴욕여행 가기 전 나한테는 불문율처럼 꼭 구입하는 잡지가 있는데... 바로 New Yorker란 잡지이다. 주간잡지라 얇아서 출퇴근시 들고다니며 읽기에 용이할 뿐 아니라 픽션, 에세이, 북리뷰, 영화리뷰 등등 읽을거리도 풍부하다. 더군다나 매주 그 주에 뉴욕에서 접할 수 있는 온갖 문화행사 (심포니, 오페라, 콘서트, 무용, 연극, 전시회등등)에 관한 정보가 깨알같이 제공되기때문에 뉴욕여행시 나한테는 꼭 필요한 가이드북. 지난번 뉴욕을 방문했을때는 1구간만 오픈했었던지라 2구간까지 완공된 하이라.. 더보기
쓸쓸한, 오후의 햇살 나른한 오후, 큰 창이 있는 이층에 오르니 부드러운 햇살이 가득이다. 손님이 모두 떠난 빈 테이블엔 작은 이파리들의 그림자만이 뿌려져 있는 그래서 왠지 쓸쓸한, 그런 늦은 오후의 햇살이 좋다. Siempre me quedara by Bebe (2004)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찾아보니 bebe라는 가수가 15년전에 만든 곡이다. 심지어 스페인어 가사라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데도 무한반복으로 듣게 되는 묘한 마력의 노래. 영어로 번역된 가사를 찾았다. Siempre me quedara (With me always) How to say that the tips of my bones crack into a thousand pieces, that all the plans in my life have crashe.. 더보기
I.M. PEI R.I.P. Mr. Pei... I.M. PEI & Pyramide du Louvre I.M. PEI & Louis Kahn 더보기
들꽃 작은 들꽃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 더보기
April Rain April Rain, Seoul - April, 2016 Lou Doillon - ICU 반나절 내린 비로 초록잎들의 채도가 마구마구 올라갔던 오늘 무한반복으로 들었던 노래.너무 오랫만에 업댓으로 블로그를 들어왔는데 많이 낯설다.이웃분들 다들 안녕하신지... 더보기
자작나무를 찾아서 Birch Woods, Inje - October, 2014 자작나무를 찾아서 따뜻한 남쪽에서 살아온 나는 잘 모른다 자작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대저 시인이라는 자가 그까짓 것도 모르다니 하면서 친구는 나를 호되게 후려치며 놀리기도 했지만 그래서 숲길을 가다가 어느 짓궂은 친구가 멀쑥한 백양나무를 가리키며 이게 자작나무야, 해도 나는 금방 속고 말테지만 그 높고 추운 곳에서 떼지어 산다는 자작나무가 끝없이 마음에 사무치는 날은 눈 내리는 닥터 지바고 상영관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어떤 날은 도서관에서 식물도감을 뒤적여도 보았고 또 어떤 날은 백석과 에쎄닌과 숄로호프를 다시 펼쳐보았지만 자작나무가 책 속에 있으리라 여긴 것부터 잘못이었다 그래서 식솔도 생계도 조직도 헌법도 잊고 자작나무를 찾아서 훌쩍 떠나.. 더보기
꽃무릇은... 사랑이다 Seonunsan, Gochang - September, 2015 그 섬세하고 긴 속눈썹에 빛이 내리는 모습이 보고 싶었지만 대신 눈물이 글렁이는 모습을 보고 왔다. 내 마음까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일 것 만 같았던 산행길의 꽃무릇. 더보기
기다림 Seoul Museum of Art - October, 2014 어느 순간부터인가 창가 나무의 매미들 울음소리가 그치고 저녁 골목길엔 귀뚜라미들이 짝짓기를 하는 듯 울어대기 시작했다.등교시간 버스 정류장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여학생 마냥한국으로 돌아온 후 세번째 맞는 가을을 난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일년 전 요맘때 Labor Day Weekend, 2014 - Napa & Pt. Reyes, California 일년 전 요맘때, 미국 노동절 연휴에 난 캘리포니아의 햇볕을 맘껏 즐기고 있었다. 그동안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았을만큼 편안했던 시간들... Kenzo Estate 3200 Monticello Rd, Napa, CA Resident Evil, Street Fighter 등으로 유명한 CapCom의 CEO, Tsujimoto Kenzo가 만든 와이너리. Redd Wood 6755 Washington St, Yountville, CA Yountville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 Redd의 캐주얼 버전. 주 메뉴는 피자와 파스타. Tomales Bay Oyster Company 15479 Shoreline Hw.. 더보기
집파스타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의 친구가 잠깐 서울을 방문하였다. 그녀는 친절하게도 나에게 필요한 것이 있는 지 물어보았고 난 서슴치 않고 페코리노 치~즈~ 하고 과일 잼~ 을 외쳤다. 그리고 받아 본 그녀의 선물 꾸러미엔 내가 좋아하는 Blue Bottle 커피와 Cowgirl Creamery의 Mt.Tam치즈,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필즈 커피가 덤으로 들어 있었다. 눈물나게 고마운 그녀의 마음 씀씀이. ㅠㅠ 내가 애정하는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는 양젖으로 만드는데 한국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파스타에 뿌려 먹으면 정말 맛있는 치즈라 간만에 집에서 만들어 먹은 파스타. Spaghetti aglio e olio 하고 탄자니아에 사는 지인이 직접 공수해다 준 킬리만자로 라거를 함께. 올리브 유, 마늘, 소금, .. 더보기
미조항 Mijohang, Namhae - March, 2015 내가 미조리에 가는 이유 지금, 누군가사람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면그 사람을 잊어버리면 그만이다.잊어버리는 일이 죽는 일보다 어려우시면궂이 잊으려 말고 그 사람을 사랑하면 그만이다.그래도 사랑하는 일이 죽는 일보다 힘드시면그 사람을 가슴에 품고 죽어버리면 그만이다.그러나 죽기 전에 꼭 남해 미조리에 한번 가 보시라.거기 누구 한 사람 만나게 되면,그리고 죽든지, 말든지 나는 모를 일이다. 오인태 너무나 한적했던 3月의 바닷가,미조항의 어느 횟집 화장실에서 만난 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