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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어요 꿈을 꾸다. 1. 잠을 잘 못 자는 내가 꿈을 꾸는 일은 거의 없다. 어쩌다 꾸는 꿈은 깨어나면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 아주 짧은 단편의 이야기들. 어제는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를 본 탓인지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나는 어른의 모습이었지만 친구들은 어릴 적 모습 그대로였고 담임 선생님조차 나보다 어렸다. 자세한 꿈 내용은... ㅠㅠ 2. 어느 영화에서 주인공인 아빠는 당신같은 어른이 되기 싫다고 이야기하는 어느 학생에게 "그렇게 쉽게 원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어린 아들은 이렇게 물어본다. "아빠는 커서 뭐가 되고 싶었어?" "되고 싶은 사람이 됐어?" 그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빠는... 아직 되지 못했어" " 하지만.. 더보기
Before Sunrise 부다페스트에서 파리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 남자는 비엔나에서 내려야 하고 여자는 파리로 가야 하지만 비엔나에서 하루를 보내자는 남자의 제의에 여자는 같이 내린다. 그렇게 하루를 비엔나 곳곳을 걸어 다니며 나눈 끊임없는 대화 속에 둘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1995년에 상영된 후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Before Sunrise는 그 후 Before Sunset (2004), Before Midnight (2013)으로 Trilogy가 완성된다. Ethan Hawke과 Julie Delpy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이 3부작의 남녀 주인공이다. 영화감독은 Richard Linklater. 같은 배우들과 여러 해 동안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듯한 링크레이터 감독은 Boyhoo.. 더보기
그해 여름의 일 여름의 일 - 묵호 연을 시간에 맡겨두고 허름한 날을 보낼 때의 일입니다 그 허름한 사이로 잊어야 할 것과 지워야 할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때의 일입니다 당신은 어렸고 나는 서러워서 우리가 자주 격랑을 보던 때의 일입니다 갑자기 비가 쏟고 걸음이 질척이다 멎고 마른 것들이 다시 젖을 때의 일입니다 배를 타고 나갔던 사내들이 돌아와 침과 욕과 돈을 길바닥으로 내던질 때의 일입니다 와중에도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어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던 때의 일입니다 아니 갈 곳 없는 이들만 떠나가고 머물 곳 없는 이들만 돌아오던 때의 일입니다 잠에서 깨어났지만 한동안 눈을 감고 있는 일로 당신으로부터 조금 이르게 멀어져 보기도 했던, 더해야 할 말도 덜어낼 기억도 없는 그해 여름의 일입니다 박준 中 동해 바.. 더보기
그림자 놀이 III 서울서 가장 좋아했던 공원. 계절에 상관없이, 엄마랑 친구랑 혹은 혼자서도 생각날 때마다 찾아갔었던... 지금쯤 수련들이 한창 피어있겠네. ...더보기 여름나라 주민 덕분에 알게 된 Gert Taberner가 올해 3월에 낸 신곡 Rolling Stone (2019) by Gert Taberner And I know that you cannot stay And its been too much for anyone to take And you've out grown me and all my ways And I can't find a way to keep you in this place And I wish it weren't so But I'm your home base and you're rolling st.. 더보기
쓸쓸한, 오후의 햇살 나른한 오후, 큰 창이 있는 이층에 오르니 부드러운 햇살이 가득이다. 손님이 모두 떠난 빈 테이블엔 작은 이파리들의 그림자만이 뿌려져 있는 그래서 왠지 쓸쓸한, 그런 늦은 오후의 햇살이 좋다. Siempre me quedara by Bebe (2004)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찾아보니 bebe라는 가수가 15년전에 만든 곡이다. 심지어 스페인어 가사라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데도 무한반복으로 듣게 되는 묘한 마력의 노래. 영어로 번역된 가사를 찾았다. Siempre me quedara (With me always) How to say that the tips of my bones crack into a thousand pieces, that all the plans in my life have crashe.. 더보기
April Rain April Rain, Seoul - April, 2016 Lou Doillon - ICU 반나절 내린 비로 초록잎들의 채도가 마구마구 올라갔던 오늘 무한반복으로 들었던 노래.너무 오랫만에 업댓으로 블로그를 들어왔는데 많이 낯설다.이웃분들 다들 안녕하신지... 더보기
Everybody's got to learn sometimes Gangjin Bay - December, 2014 추운 겨울바다, 가슴 시린, 먹먹한 아픔...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었을때 본 영화라 너무 좋아하지만 선뜻 다시보게 되지 않는다. 대신 영화엔딩에 나왔던 노래만 무한반복. Beck - Everybody's got to learn sometimes 더보기
봄과 여름 사이 (Part 1) 한국 들어온 후 계속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다 요즘은 맡고 있는 Project이 마무리 단계라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주말에는 카페에서 책읽기, 오래된 골목길 쏘다니기, 친구들 만나 맛난거 먹기, 그리고 관심있는 공연 골라보기 등을 하며 늦봄을 보냈고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있다. 사회학을 공부한 심보선 시인이 사회학자로서 쓴 현대문학과 예술과 삶에 관한 책 진작에 나왔어야 했던 하이쿠 모음집. 류시화씨는 한국어로 번역한 시에 원시와 친절한 설명까지 붙였다. 책의 제목은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듯. 오래된 골목길은 언제나 정겹다. 카페의 이름 마저도. 드디어 가 본 대림 미술관. Troika의 전시를 하기에는 공간적인 아쉬움이... 쿠사마 야요이의 유명한 땡땡이 호박보다는 그녀의 회화가 훨.. 더보기
Missing Note 정동길, 서울 - May, 2014 新綠.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초록색으로 덮인 정동길.그 길을 재주소년의 노래를 들으며 걷다. Missing Note by 재주소년 (2014) 다시 뭉친 재주소년의 새 앨범 中. 역시 하나 보단 둘이 좋다. 작은 상자를 열어 하나둘씩 꺼내보았어 이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내가 만날 새로운 시간들 낯선 풍경들을 보겠지 네가 없는 하늘 아래서 음 또다시 걷고 있겠지 그때는 조금 담담해질 수 있을까 예전처럼 설레는 맘도 가질 수 있을까 솔직한 내 바램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해가도 내 맘은 그대로이길 오랜 노트를 펼쳐 하나둘씩 적어보았어 우리 꿈이 바랜 곳 그 자리에 너와 나는 노래하고 있었지 그땐 생각 없이 달렸어 끝이 어딘지도 모른 채 한 바퀴 섬을 돌아서 도착한 그곳 사.. 더보기
봄날을 보내며 선암사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 무작정 떠나온 여행길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산길을 걸었다 집앞 벚꽃을 미쳐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산사의 한켠에 피어있는 벚꽃은 아직 봄날이다 이른 새벽 조용히 가라앉은 경내와 나지막히 들려오는 염불과 목탁 소리 피부에 와닿는 아직은 차가운 공기는 무작정 떠나온 이번 여행의 이유이다. 결국은 울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더보기
視線 Supermoon, Tiburon - June, 2013 때론 흐릿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도 필요하다. Gnossienne No.1 by Erik Satie (1890) 진정 시대를 앞서갔던 사티. 음악을, 예술을 특별한 것이 아닌 그저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길 바랬던 그의 마음은어쩜 이 블로그의 음악, 미술, 공연등에 관한 포스팅의 카테고리를 '숨'이라고 이름지은 것과 일맥일지도 모르겠다.음침하고 고독한 그리고 반복적인 그의 음악은 안개가 잔뜩끼고 바람부는 요즘같은 샌프란시스코의 날씨와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개인적으로 위의 '그노시엔 1번' 을 듣고 있자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만큼 달밤과 어울리는 피아노 곡이란 생각이 든다.마치 달빛이 물결에 부딪쳐 내는 소리같은... 더보기
어느 화창한 날 Calla Lily - 꽃말: 순수, 열정, 장대한 미 점심 산책길에 발견한 카라 릴리. 높은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하얀 꽃잎 위에 명암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문득 이 꽃을 즐겨 그린 두 화가가 생각났다.동시대를 살았던 조지아 오키프와 디에고 리베라. Two Calla Lilies on Pink (1928) by Georgia O'Keeffe이미지 출처: www.philamuseum.org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조지아 오키프(1887-1986).뉴멕시코를 여행하던 중 그 풍경에 반하여 정착을 한 후 꽃, 동물 유골과 산타페 주변의 풍광 등을 주로 그렸다.말년에는 점점 잃어가는 시력에도 불구하고 드로잉과 수채화에 몰두하였다고 한다.남편인 사진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는 그녀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