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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멕시코 여행 - 과달라하라

Prologue

회사가 독립기념일 다음날인 금요일도 논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열심히 찾기 시작한 비행기표. 뉴욕을 가고 싶었으나 연휴라 너무 비쌌고 왠지 영어권이 아닌 나라로 가고 싶었기에 멕시코 지역을 찾고 있던 중 과달라하라行 티켓이 너무 싼게 떴다! 음... 과달라하라... 오래전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샌프란에서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상대팀이 과달라하라 축구팀이었다. 물론 나는 신나게 바르샤를 응원했지만 이곳 멕시코 이주자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기에 그들의 응원전도 뜨거웠었다. 그 당시 도대체 과달라하라가 어딘가 하고 찾아봤던 기억으론 멕시코 중서부에 있는 멕시코시티 다음으로 큰 도시. 그렇게 그들의 축구팀 경기를  한번 관람했었다 란 인연으로 그리고 엄청 싼  비행기 티켓의 유혹에 그만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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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dalajara, Mexico - July, 2019

 

Ruin, Graffiti... 

공항에서 차로 이동하면서 바라 본  창밖의 풍경은 황폐함, 낡음, 낙서들이 뒤섞인 고층건물이 거의 없는 도시의 풍경이었다. 주요 옛건물이 모여있는 광장주변과 맛있는 식당, 카페가 모여있는 Americana 동네를 제외하곤 어디를 가나 분위기가 비슷했다. 리뷰를 꼼꼼이 체크한 후 정한 숙소도 건물과 인테리어는 맘에 들었지만 대문을 나서면 '아, 이 동네 괜찮을까' 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 멕시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관광지가 아니라서 그런지 결코 이쁘다 라고는 할 수 없는 풍경. 하지만 4박5일 동안 지내면서 여자 둘이 밤에 걸어다녀도 전혀 무섭지 않을 정도로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 버렸다.

 

Colonial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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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dral de Guadalajara

멕시코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성당. 1541년도에 지어졌지만 화재와 여러번의 지진으로 인한 소실로 수백년에 걸쳐 증축, 재축, 개축이 이어졌다.  그리하여 Adobe, Spanish Renaissance, Neo-Gothic 등의 양식이 섞인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성당 안의 제단은 대리석과 은으로 만들어졌고 스테인드글라스는 프랑스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과달라하라의 상징적인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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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aria de Cultura

1719년 수도원으로 설립된 후 신학교로 쓰이다가 산사태로  1890년 철거하고 새로 건물을 지었다.  1902년 완공된 건물은 Art Nouveau, Moorish 의 요소들이 절충되어 있으며 Courtyard는 Renaissance 양식을 띄고 있다. 그 후 1914년부터 군대의 막사로 쓰이다가 최근에 할리스코주 문화부 건물로 바뀌었다. 뭔가 파라만장한 역사를 지닌... 

 

Tempo de Santa Monica

1743년 완공된 이 사원은 바로크 건축의 정수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개혁전쟁 중 정부에 몰수되었다 다시 사원으로 돌아왔다. 정교하게 조각된 파사드는 한참을 바라보게 한다.

 

Palacio del Gobierno de Jalisco

미겔 이달고 신부가 1810년 노예제도 폐지령을 발표한, 멕시코 의회로 쓰였던 이 건물은 1774년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이 건물에서 유명한 오로스코의 벽화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정부청사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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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lo Expiatorio del Santisimo Sacramento

Neo-Gothic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1897년 공사를 시작하여 무려 75년 후인 1972년에 완공되었다. 첨탑까지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는 이 성당은 멕시코 안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있는 동안 무려 4번이나 갔었던... 

 

Day Trip 

과달라하라에 유명한 것이 두가지 있는데 마리아치(멕시코의 전통밴드(?) 또는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의 발상지이고 멕시코의 술, 데킬라의 원산지가 바로 한시간 거리에 있다는 것. 같이 간 친구는 데킬라를 안 좋아하고 나는 데킬라를 못 마시는데도 불구하고 과감히 하루를 투자해서 당일치기로 데킬라 마을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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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quila, Mexico - July, 2019

 

떠나기 전 미리 가이드투어 예약을 못 했던 관계로 한시간 거리의 동네를 고속버스를 타고 가니 두시간 가량이 걸려 도착했다. 데킬라 타운은 관광지로 꾸며진 곳이라 아기자기하게 이뻤다. 주말이라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주로 과달라하라에서 온 현지 사람들이고... 사실 이번 여행내내 아시아계는 거의 못봤다는. ^^;;  작은 동네에도 꼭 있는 광장과 성당. 17세기에 지어진 Parroquia Santiago Apostol 성당에 도착하니 때마침 Voladores (하늘을 나는 사람들)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젠 유명 관광지에서 볼 수 있다는 볼라도레스는 사실 기원전부터 원주민에 의해 행하여져 오던 제례의식. 한해의 풍작을 기리는 의식이라고 한다. 운 좋게 생각지도 않았던 귀한 구경을 한 후 바로 데킬라 디스틸러리 투어를 떠났다. 물론 영어가 아닌 Spanish로 설명하는 증류소 견학은 대충 눈치로 둘러 보고 짧은 일정 중 하루를 할애해서 이곳까지 온 진짜 목적! 데킬라의 원료가 되는 아가베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아가베 밭을 보러 갔다. 버스를 타고 올 때 차창밖으로 아가베 밭을 보긴 했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딘가 캘리포니아의 Napa Valley와 그 풍경이 닮아 있다. 다만 포도가 선인장으로 바뀌어 있지만. 그러고보니 Napa의 Wine Train처럼 과달라하라에서 출발하는 Tequila Train도 있다. 데킬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차를 타는 동안 데킬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고 음식까지 코스로 제공되는 이 기차여행이 무척 매력적일 것 같다. 다만 나처럼 데킬라를 못 마시는 사람한테는... 

 

Mexican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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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fast in Guadalajara - 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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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ch in Guadalajara - 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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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 in Guadalajara - 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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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Food in Guadalajara - July, 2019

 

멕시코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데 알고보니 과달라하라가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단다.  첫날 밤 이 지역 음식인 염소고기 스튜로 시작해서 매끼 정말 잘 챙겨 먹었다.  멕시코의 아침은 항상 Refried beans 가 같이 나왔고 ^^;;   처음보는 과일을 시장에서 사다 먹고 망고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먹었다.  수많은 동물뼈로 장식되어 있는 Hueso (Bone)란 이름의 식당은 그 인테리어 만큼 음식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Templo Expiatorio  del Santisimo Sacramento 성당앞 광장에서 주말마다 열린다는 장이었다. 길거리 음식의 천국이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이틀밤 연속으로 갔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내다 파는 듯한 Flan은 맛이 진하고 부드러웠고 바로 앞에서 튀겨주는 churros, 치즈 가루 범벅의 구운 옥수수, 시나몬 맛이 진하게 났던    horchata 등등... 동네사람들이 마실나온 듯 옹기종기 앉아 밤참을 사먹고 공연을 즐기고 하는 모습들이 너무 좋았다. 십여년 전 처음 멕시코로 여행 왔을때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한테 반했었는데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

아~ 조만간 다시 멕시코로 떠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