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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겨울 산책 저녁 숲 해가 함석지붕 위에 간신히 걸쳐 있을 때 숲에서는 천년 동안 불던 바람이 탈주를 시도한다 마른가지에 상처 입은 바람이 함석집 마당을 쓸면 건넌방에선 기침 소리가 비듬처럼 떨어진다 서산으로 넘어가지 못한 하루가 문고리에서 짤랑거리고 문풍지로 막아내지 못하는 미친바람은 이부자리로 파고든다 불러도 오지 않던 얼굴들이 천장의 꽃무늬로 번져 있다 낡은 전축 위로 해진 이불 홑청 위로 떨어진다 그리운 얼굴들로 얼룩진 이불은 비벼도 지워지지 않고 삶아도 빠지지 않는다 빽빽하게 서 있는 검은 나뭇가지 끝에 새들이 둥지를 튼다 바람에 묻혀온 기침 소리가 가지를 흔든다 새들은 날아가고 엉성한 둥지는 무너진다 마침내 찢기고 터진 나무의 살들이 부대끼며 타오른다 숲의 열기에 춤추는 어리고 뽀얀 깃털들, 달아난 새들이.. 더보기
Rose Garden 5월은 장미의 계절... 장미의 향기에 흠뻑 취하고 싶어 햇살이 따뜻한 날 장미 정원엘 다녀왔다. 지난달 벚꽃구경을 갔었던 Japanese Tea Garden 이 있는 Golden Gate Park 안에는 크고 작은 여러 정원들이 있는데 Rose Garden 도 그중에 하나. 가지각색의 수많은 장미들을 심어놨는데 아직은 좀 일렀는지 그중 반 정도만이 피어 있었다. 각각 이름 푯말이 있어 꽃과 그 이름을 같이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다. ^^ 자~ 장미의 세계로 떠나보자! Rainbow Sorbet 는 정말 색이 새콤 달콤했고 Picasso 는 스페인의 정열이 느껴진다. 담장에 피는 덩굴장미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수 있다) 어떻게 저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Impatient? About Face? 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