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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0년만의 유럽 - Vienna V 비엔나에서의 마지막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친구의 결혼식은 오후였기에 오전에 가보고 싶은 곳을 들렀다 가려고 일찍 서둘러 나왔다. 베를린에서 일부러 와 준 친구 K를 어제 하루만 보고 헤어지기 아쉬웠는데 어젯밤 같이 만난 친구의 사촌이 아침식사에 초대해 주었다. 덕분에 오전의 목적지에 가기 전 그녀의 집에서 비엔나식 아침을 먹으며 친구를 한번 더 볼 수 있었다. 다음엔 우리들의 중간지점인 뉴욕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그 후로 팬데믹이 시작되어서 그 약속은 아직 이행하지 못했다) 비엔나 내 맘대로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비엔나 중앙묘지였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이 묘지엔 유명한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다. 1874년 오픈한 중앙묘지는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시민들의 관.. 더보기
추억의 영화 - Forrest Gump Monument Valley를 지나 163번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유명한 View Point를 만나게 된다. 바로 Forrest Gump가 3년여를 뛰다가 갑자기 멈춰 선 장면을 찍은 곳인데 뒷배경엔 Monument Valley의 Mesa와 Butte들이 펼쳐져 있다. 이 추억의 영화를 본 게 너무 오래전 일이라 이번에 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보았다. 포레스트가 살면서 우연히 지나치거나 겪는 사건사고들은 미국의 현대사를 보여주는데 그는 무려 세명의 대통령들 (John F. Kennedy, Johnson, & Nixon)을 만나고 베트남전에 참전하고 탁구선수로 중국도 다녀온다. 그런가 하면 새우잡이로 큰돈을 벌고 어린시절 유일한 친구였던 제니와 결혼도 한다. 이렇듯 코미디에 정치풍자, 휴머니즘에 ..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The Southwest (2) Horseshoe Bend는 Glen Canyon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속해있다. Colorado River가 돌아가는 모습이 말발굽 모양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깊이가 1000 Feet나 된다. 끝에 서면 좀 아찔할 정도. 그 위에 서서 강을 내려다보니 보트가 지나간다. 기회가 된다면 카약을 타고 한바퀴 돌아도 좋을 것 같다. 주자창에서 전망대까지 왕복 1.5마일 정도 걸어야 하는데 중간에 그늘 쉼터를 만들어 놓아 뜨거운 애리조나의 여름엔 유용할 듯. 다만 Corten Steel로 만들어진 벤치는 열에 달구어져 앉으면 데일지도... Navajo Land에 있는 Antelope Canyon은 1931년 양을 방목하던 어린 소녀에 의해 발견되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The Southwest (1)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만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인 우리 셋. 올해엔 Canyon들을 돌아보기로 하고 Las Vegas에서 모였다. 다들 긴 휴가를 내기 힘든 사정으로 짧은 일정 안에 욕심을 부린 조금은 무리였던 스케줄이었지만 이번엔 맛보기를 하는 셈 치고 4박 5일 동안 1,000 마일을 넘게 Nevada - Arizona - Utah를 다녔다. 오랜 염원이었던 Zion National Park에선 Canyon Overlook Trail을 걸었던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수많은 세월, 바람과 물과 용암등으로 인해 생겨난 협곡을 바라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느껴본다. Bryce Canyon을 가는 길에 지나간 Dixie National Forest. 그리고 그 길에서 발견한 7777 Feet Sum..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Sedona II 여행 계획 후 3년 만에 다녀올 수 있었던 세도나. 그 두 번째 이야기. Day 3. . . 친구들은 아이들을 깨우고 챙기느라 자연히 이번 여행의 아침 담당은 내가 되었다. 식빵을 버터에 굽고 아이들의 요청대로 계란요리는 스크램블로, 다만 양파와 토마토를 넣어서 영양을 보충했다. 잼을 덜고 딸기랑 라즈베리 씻어서 볼에 담고 커피를 내리고 오렌지 주스를 잔에 따라 식탁에 세팅하면 이게 바로 American Breakfast. 사실 어제 오후 숙소로 돌아와 폭풍검색으로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오늘 아침 우리가 가려는 Devil’s Bridge는 인기 코스인 데다 특히나 시작점인 Dry Creek Trailhead의 주차 공간이 협소해서 아침 7시 전에 가는 것을 추천했다. 아니면 또 다른 방법으로 Mescal..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Sedona I 2020년 3월 친구네랑 같이 가려고 비행기표도 사고 숙소도 예약했었지만 Pandemic이 시작하는 바람에 취소를 해야만 했던 세도나 여행. 그곳을 3년 만에 다녀왔다. 이번엔 친구네 한 팀이 더 합류하게 되어 어른 셋, 아이 셋이 함께 하는 3박 4일의 여정. Day 1 일본에서 출발한 친구들과 아이들은 애리조나 피닉스 공항에 무사히 도착. 그들의 일정에 맞추다 보니 오후 늦게 피닉스 공항을 떠나게 되었다. 총 6人인 데다 각자의 짐이 있어 큰 SUV를 빌렸지만 짐 때문에 그래도 많이 모자랐던 공간. 이동하는 동안 뒷자리의 친구와 아이들이 좀 고생을... 더운 사막날씨의 피닉스 주변을 지나는 동안 본 길가의 큰 Saguaro 선인장들은 Joshua Tree만큼 신기했고 갑작스레 쏟아진 세찬 소낙비를 통..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思惟園 (上) 생각하는 정원이란 뜻의 이름에 걸맞게 이제 막 가을로 접어든 숲길과 멋진 건축물을 즐기며 사색을 할 수 있었던 10月의 어느 날. 치허문이란 이름의 수목원 입구를 지나 천천히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여러 풍경들. 가을 단풍이 점점 늦어지는 탓에 기대만큼의 단풍을 만나기는 힘들었지만 이곳은 어느 계절에 가도 멋있을 그런 곳이다. '깊은 생각을 담은 못'이란 뜻의 연못 너머에 자리 잡은 건물. 작은 식당이 있는 이 건물에서 미리 예약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연못 건너편엔 벤치들을 놓아 건물 앞 무대에서 하는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다고 한다. 많은 현대 건축가들이 물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물이 주는 평온함과 고요함이 기하학적인 건축물과 만났을 때 주는 대조감 때문이 ..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V 이틀간의 나 홀로 여행을 끝내고 오늘은 베를린의 친구를 만나는 날.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베를린에서 비엔나까지 나를 보러 와 주었다. 상하이 출장 후 서울의 우리 집에서 며칠 지내다 간 게 2016년 겨울이었으니 거의 3년 만에 보는 셈. 친구가 고른 베이커리 카페에서 만나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마침 어제 돌아다니다 발견하고 가보려고 찜 해 두었던 곳과 같은 카페였다. 역시 우리의 취향은 비슷. ㅎㅎ 친구는 아침 빵 세트와 커피를, 난 아보카도 토스트와 라테를 시켰다. 빵집답게 빵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았던 곳. 수다를 떨며 아침을 먹은 후 향한 우리의 첫 번째 행선지는 Belvedere Palace. 바로크 양식의 궁전과 정원이 아름다운 곳으로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18세기 초 공사를 시작.. 더보기
LA에선 뭘 먹지? 지난 주말에 떠나 4박 5일로 다녀온 LA. 무려 5년 만의 방문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후 일 년 있다 팬데믹이 시작되었기에 못 갔었던 이유도 있지만 6시간 이상 운전을 하자니 힘들고 50분 비행의 비행기를 타려면 도합 +/- 4시간 정도가 걸리니 귀찮고 해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선뜻 가기에는 잘 안 되는... 암튼 나한테 LA는 가깝고도 먼 곳이다. LA 공항에는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게이트에서 비행기들이 안 빠져 한 시간 가량을 꼼짝도 못 하고 기내에서 기다려야 했다. 결국 샌프란 집에서 LA 공항을 빠져나오기까지 5시간이 넘게 걸린 것. 운전을 하고 왔어도 되었을 뻔했다. 😅 새벽부터 굶었던 나도, 주차장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린 친구도 너무 배고파 미리 정해 둔 식당으로 바로 .. 더보기
Savannah에선 뭘 먹지?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배우는 것 못지않게 그 지역의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 사실 여행 스케줄 짤 때 어디서 뭘 먹을지를 조사하는 것에 비중을 많이 두는 편이다. ^^ 사바나도 식후경.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Savannah Seafood Shack. 사바나가 바다랑 가까워서 그런지 해산물 식당이 많았다. 우리가 먹은 건 케이준 시즈닝으로 버무린 해산물 찜과 처음 보는 비주얼의 칼라마리 와플콘. 🌝🌝🌜 점심식사 후 디저트로 먹은 Leopold's 아이스크림. 1919년 문을 연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라 그런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내가 고른 맛은 100년 동안 같은 레시피로 만든다는 시그니처 맛인 레몬 커스터드와 그리고 좋아하지만 만드는 곳이 많지 않.. 더보기
그곳에 가고 싶었다 - Savannah 언제부터였는지도 기억 못 할 만큼 오랜 세월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미국 남부의 도시, Savannah. 그곳에 다녀왔다. 특정한 장소를 가고 싶은 이유는 다들 천차만별이겠지만 난 우연히 어느 사진에서 본 풍경에 매료되어 항상 사바나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Spanish Moss가 늘어지게 매달린 Live Oak Tree들이 나란히 서있는... 한국에서나 캘리포니아에선 본 적 없는 그런 植生이었다. 위의 사진은 여행 이튿날 일어나자마자 찾아간 Forsyth Park. 아침 햇살에 나뭇가지와 Spanish Moss들이 만들어내는 길 위에 펼쳐진 그림자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사실 사바나는 습한 무더위와 그로 인한 많은 벌레들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공기 중의 습도 때문에 Spanish Moss들이 자라..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II 비엔나 3일째 아침, 서둘러 숙소를 나와 가을의 공기가 조금씩 내려앉은 듯한 거리를 부지런히 걸었다. 항상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유명 커피하우스에 가기 위해서인데 가는 도중 오래된 Arcade를 발견, 가던 길을 멈추고 둘러본다. 찾아보니 1860년에 지어졌다는 이곳은 부티크, 바, 카페들이 모여 있는 쇼핑 아케이드. 아름다운 공간에 정신이 팔려 사진을 찍다 Ferstel Passage를 나오니 바로 오늘 아침의 목적지가 나왔다.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페 센트럴. 다행히 아침 일찍이라 줄은 없었다. 1876년 문을 연 이 카페는 원래 은행과 주식거래소가 있던 자리다. 그래서인지 외관도 상당히 멋스러운데 건물의 이름은 Palais Ferstel. 건축가 Heinrich von Ferstel의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