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보내며

2014.04.25 21:25 from









 


선암사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






무작정 떠나온 여행길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산길을 걸었다

집앞 벚꽃을 미쳐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산사의 한켠에 피어있는 벚꽃은 아직 봄날이다

이른 새벽 조용히 가라앉은 경내와 

나지막히 들려오는 염불과 목탁 소리

피부에 와닿는 아직은 차가운 공기는

무작정 떠나온 이번 여행의 이유이다.




결국은 울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blueprint 트랙백 0 :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