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15.10.19 자작나무를 찾아서 (1)
  2. 2015.09.25 꽃무릇은... 사랑이다 (4)
  3. 2013.05.02 섬진강 (25)
  4. 2013.01.28 窓門 (16)
  5. 2012.12.21 Hazy (18)
  6. 2012.12.12 겨울비의 斷片 II (14)
  7. 2012.12.05 겨울비의 斷片 I (14)
  8. 2012.10.31 시월의 숲 (14)
  9. 2012.10.25 紅葉 (16)
  10. 2012.10.01 American Desert (20)

자작나무를 찾아서

2015.10.19 20:29 from



Birch Woods, Inje - October, 2014



 

 



자작나무를 찾아서


따뜻한 남쪽에서 살아온 나는 잘 모른다

자작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대저 시인이라는 자가 그까짓 것도 모르다니 하면서

친구는 나를 호되게 후려치며 놀리기도 했지만

그래서 숲길을 가다가 어느 짓궂은 친구가 멀쑥한 백양나무를 가리키며

이게 자작나무야, 해도 나는 금방 속고 말테지만


그 높고 추운 곳에서 떼지어 산다는 

자작나무가 끝없이 마음에 사무치는 날은

눈 내리는 닥터 지바고 상영관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어떤 날은 도서관에서 식물도감을 뒤적여도 보았고

또 어떤 날은 백석과 에쎄닌과 숄로호프를 다시 펼쳐보았지만

자작나무가 책 속에 있으리라 여긴 것부터 잘못이었다


그래서 식솔도 생계도 조직도 헌법도 잊고

자작나무를 찾아서 훌쩍 떠나고 싶다 말했을 때

대기업의 사원 내 친구 하얀 와이셔츠는

나의 사상이 의심 된다고, 저 혼자 뒤돌아 서서

속으로 이제 절교다, 하고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연애시절을 아프게 통과해 본 사람이 삶의 바닥을 조금 알게 되는 것처럼

자작나무에 대한 그리움도 그런 거라고

내가 자작나무를 그리워하는 것은 자작나무가 하얗기 때문이고

자작나무가 하얀것은 자작나무숲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때 묻지 않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친구여, 따뜻한 남쪽에서 제대로 사는 삶이란

뭐니뭐니해도 자작나무를 찾아가는 일

자작나무숲에 너와 내가 한 그루 자작나무로 서서

더 큰 자작나무숲을 이루는 일이다

그러면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겠지

어라, 자작나무들이 꼭 흰옷 입은 사람 같네, 하면서



안도현



 

 


작년 가을 찾아갔던 자작나무 숲

한국에 자생하는 자작나무 숲은 백두산에만 있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다

비록 조림된 곳이지만 원대리의 자작나무 숲은 그 가을 빛에 흠뻑 취할만큼 아름다웠다

또다시 자작나무가 사무치게 그리운 날엔 하얀옷을 입은 자작나무숲을 찾아 훌쩍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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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은... 사랑이다

2015.09.25 23:07 from

 

 

Seonunsan, Gochang - September, 2015

 

 

 

 

그 섬세하고 긴 속눈썹에 빛이 내리는 모습이 보고 싶었지만 대신 눈물이 글렁이는 모습을 보고 왔다.

내 마음까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일 것 만 같았던 산행길의 꽃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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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2013.05.02 18:19 from



Hadong, Korea - April, 2013






섬진강 3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니

이 땅에 정들었으리.

더 키워 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김용택 

 






지리산도 섬진강도 하동도 초행길이었다.

날씨가 하도 殊常하여 잠시 포기할까 했지만 왠지 꼭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정이 얼마나 잘 한 일인지 그곳에 가서야 알게되었다.

너무나 善한 풍경. 

마음이 편안해지는 산등성이와 강물과 꽃길을 쳐다보며 이번 여행에서 만난 모든 因緣에 감사드린다.


순간 순간이 소중했던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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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門

2013.01.28 17:49 from




X-Berg, Berlin - September, 2009




울집 목욕탕 창가에 걸려있는 친구집 목욕탕 사진. 

이곳의 Double Pane Window 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베를린의 이중창문이 신기했다.

웃풍은 없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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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zy

2012.12.21 16:33 from





연못 속 풍경이 마치 내 맘 같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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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의 斷片 II

2012.12.12 15:00 from



















 


가는 비 내리던 겨울이 시작되는 Napa의 풍경이 짙은 여운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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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의 斷片 I

2012.12.05 15:29 from





















바깥 풍경의 모든 色을 짙게 만드는 겨울비.

그 파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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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숲

2012.10.31 15:33 from


Shenandoah National Park, Virginia - October, 2009






10월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이 힘들에 쫓기며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

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

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아와

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살아나는

내 젊은 날의 저녁들 때문이다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2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의 촛불은 이미 없어지고

하얗고 딱딱한 옷을 입은 빈 병만 우두커니 나를 쳐다본다






기형도






내가 사랑한 시월의 숲은 내 한때의 절망을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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紅葉

2012.10.25 15:30 from



The Butchart Gardens, Vancouver Island - October, 2007






 

남겨진 가을



움켜쥔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

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 올것이다

문장이 되지 못한 말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

구멍 난 조롱박으로 퍼 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이재무







가을은 먼지로 남아있는 추억도 그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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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Desert

2012.10.01 15:04 from

 

 

Joshua Tree National Park, California - September, 2012

 

 

 

 

 

 


눈 내리는 날 이곳을 다시 찾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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