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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끝바다의 완벽한 날들 II

속초와 고성에서 보낸 2박 3일.

2일째
동해안에 올 때마다 일출보기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숙소 앞 방파제로 나갔다.

동해 일출, 속초 - January, 2025

커다란 고래모양의 구름을 보면서 하늘이 유독 밝아지는 쪽으로 걸어가 매서운 바람에 눈물 찔끔거리며 기다려본다.
하늘과 바다 경계 부분의 빨간 띠가 점점 퍼지더니  눈부시게 붉은 해가 수평선 위로 빼꼼 올라왔다.
인생 첫 바다 일출을 드디어 보게 되다니!
해넘이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해돋이...

흥부네 밥상, 양양 - January, 2025

추운 날씨에 잔뜩 움츠리며 일출을 기다렸던 탓인지 배가 고파 아침 일찍 찾아 간 곤드레솥밥집. 더덕구이까지 시켜서 알차게 먹었다.
낙산사 주변에는 대부분 해산물 식당들이라 힘들게 찾은 밥집이 이른 시간에도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맛집이었다.

낙산사, 양양 - January, 2025

일정에는 없었던 낙산사를 찾았다. 해수관음상 정면으로 자리하고 있는 관음전 안에는 불상대신 유리창이 있어 해수관음상을 바라보면서 기도를 하게끔 되어있다.

하도문속초, 속초 - January, 2025

속초의 수많은 바다뷰의 카페와 달리 설악산 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중정의 겨울 정원은 좀 삭막했지만 눈 내리는 날 오면 참 좋을 듯싶다. 하도문스테이란 숙소도 같이 운영 중.

마카오 박, 속초 - January, 2025

에그타르트 맛집인 마카오 박은 오전 6시부터 그다음 날 픽업 예약을 받을 만큼 인기가 많은 곳이다. 현장판매는 하루에 두 번 정도 하는 것 같은데 속초중앙시장 구경 갔다 마침 시간이 맞아 약 40분 정도 기다린 후 한 박스를 살 수 있었다. 원래 따뜻할 때 먹는 것이 맛있지만 마카오 박의 것은 차갑게 해 먹으니 더 맛있었다.
‘J’로써 하루 전 날 예매할 수 있다면 추천. 현장에서 30분 이상 기다려 사 먹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포르투갈이나 마카오를 가본 적 없는 나의 최애 에그타르트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있는 골든게이트 베이커리)

동아서점, 속초 - January, 2025

문우당서림, 속초 - January, 2025

완벽한 날들, 속초 - January, 2025

오늘의 주요 일정은 동네서점투어.
다양한 책들의 큐레이션이 돋보였던 동아서점에서는 친구한테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선물해 주고 나한테는 스스로 주는 선물로 이문재 시집 한 권을 구입.
문우당서림은 잠깐 둘러보고, 어제 허탕 친 완벽한 날들을 다시 갔다. 작은 서점에선 커피도 마실 수 있는데 책방주인장이 고심해서 고른 듯한 책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서점의 이름을 메리 올리버의 산문집에서 따온 듯.
지난해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던 빔 벤더스 감독의 ‘Perfect Days’와 겹치는 이름의 서점에서는 선물포함 두 권의 시집을 샀다.

속초해수욕장, 속초 - January, 2025

어둠이 깔리는 해변에서 보는 밤바다의 풍경도 좋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친구 때문에 속초아이는 밑에서 구경만...
나도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만 대관람차 타는 건 좋아한다. 다만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다면 못 탈 듯.
한 바퀴 다 도는데 15분가량 소요된다고 하니 노을 질 때 타서 설악산과 바다를 바라보면 멋질 것 같다.

남경막국수, 속초 - January, 2025

너무나 궁금했던 들깨막국수를 마지막 주문시간 즈음 찾아 가 강원도 특산 메밀 동동주와 함께 먹었다. 어디서도 먹어 본 적 없는 들깨 특유의 고소함으로 가득한 ‘들막‘은 미국에 돌아가서도 생각날 맛이었다.

대포항, 속초 - January, 2025

저녁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대포항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했다.
많은 횟집과 해산물 식당들이 모여있어 다음에 오면 대게를 함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숙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