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와 고성에서 보낸 2박 3일.
2일째
동해안에 올 때마다 일출보기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숙소 앞 방파제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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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고래모양의 구름을 보면서 하늘이 유독 밝아지는 쪽으로 걸어가 매서운 바람에 눈물 찔끔거리며 기다려본다.
하늘과 바다 경계 부분의 빨간 띠가 점점 퍼지더니 눈부시게 붉은 해가 수평선 위로 빼꼼 올라왔다.
인생 첫 바다 일출을 드디어 보게 되다니!
해넘이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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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잔뜩 움츠리며 일출을 기다렸던 탓인지 배가 고파 아침 일찍 찾아 간 곤드레솥밥집. 더덕구이까지 시켜서 알차게 먹었다.
낙산사 주변에는 대부분 해산물 식당들이라 힘들게 찾은 밥집이 이른 시간에도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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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에는 없었던 낙산사를 찾았다. 해수관음상 정면으로 자리하고 있는 관음전 안에는 불상대신 유리창이 있어 해수관음상을 바라보면서 기도를 하게끔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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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수많은 바다뷰의 카페와 달리 설악산 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중정의 겨울 정원은 좀 삭막했지만 눈 내리는 날 오면 참 좋을 듯싶다. 하도문스테이란 숙소도 같이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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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타르트 맛집인 마카오 박은 오전 6시부터 그다음 날 픽업 예약을 받을 만큼 인기가 많은 곳이다. 현장판매는 하루에 두 번 정도 하는 것 같은데 속초중앙시장 구경 갔다 마침 시간이 맞아 약 40분 정도 기다린 후 한 박스를 살 수 있었다. 원래 따뜻할 때 먹는 것이 맛있지만 마카오 박의 것은 차갑게 해 먹으니 더 맛있었다.
‘J’로써 하루 전 날 예매할 수 있다면 추천. 현장에서 30분 이상 기다려 사 먹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포르투갈이나 마카오를 가본 적 없는 나의 최애 에그타르트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있는 골든게이트 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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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요 일정은 동네서점투어.
다양한 책들의 큐레이션이 돋보였던 동아서점에서는 친구한테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선물해 주고 나한테는 스스로 주는 선물로 이문재 시집 한 권을 구입.
문우당서림은 잠깐 둘러보고, 어제 허탕 친 완벽한 날들을 다시 갔다. 작은 서점에선 커피도 마실 수 있는데 책방주인장이 고심해서 고른 듯한 책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서점의 이름을 메리 올리버의 산문집에서 따온 듯.
지난해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던 빔 벤더스 감독의 ‘Perfect Days’와 겹치는 이름의 서점에서는 선물포함 두 권의 시집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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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는 해변에서 보는 밤바다의 풍경도 좋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친구 때문에 속초아이는 밑에서 구경만...
나도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만 대관람차 타는 건 좋아한다. 다만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다면 못 탈 듯.
한 바퀴 다 도는데 15분가량 소요된다고 하니 노을 질 때 타서 설악산과 바다를 바라보면 멋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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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궁금했던 들깨막국수를 마지막 주문시간 즈음 찾아 가 강원도 특산 메밀 동동주와 함께 먹었다. 어디서도 먹어 본 적 없는 들깨 특유의 고소함으로 가득한 ‘들막‘은 미국에 돌아가서도 생각날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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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대포항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했다.
많은 횟집과 해산물 식당들이 모여있어 다음에 오면 대게를 함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숙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