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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감나무 Seoul - October, 2013 감나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이재무 아침마다 보는 동네 감나무.여간 탐스러운게 아니다.詩人은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이라 표현한 저 감들을 난 출근하다 말고 그 밑에 서서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싶어진다.예전 일본의 카마쿠라라는 동네에 반해버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감나무들이 많아서였다.언젠가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되면 감나무를 심으리라 작정을 했었는데.. 더보기
紅葉 The Butchart Gardens, Vancouver Island - October, 2007 남겨진 가을 움켜쥔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 올것이다문장이 되지 못한 말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꽃으로,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구멍 난 조롱박으로 퍼 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이재무 가을은 먼지로 남아있는 추억도 그립게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