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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유럽

10년만의 유럽 - Vienna V 비엔나에서의 마지막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친구의 결혼식은 오후였기에 오전에 가보고 싶은 곳을 들렀다 가려고 일찍 서둘러 나왔다. 베를린에서 일부러 와 준 친구 K를 어제 하루만 보고 헤어지기 아쉬웠는데 어젯밤 같이 만난 친구의 사촌이 아침식사에 초대해 주었다. 덕분에 오전의 목적지에 가기 전 그녀의 집에서 비엔나식 아침을 먹으며 친구를 한번 더 볼 수 있었다. 다음엔 우리들의 중간지점인 뉴욕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그 후로 팬데믹이 시작되어서 그 약속은 아직 이행하지 못했다) 비엔나 내 맘대로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비엔나 중앙묘지였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이 묘지엔 유명한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다. 1874년 오픈한 중앙묘지는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시민들의 관..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V 이틀간의 나 홀로 여행을 끝내고 오늘은 베를린의 친구를 만나는 날.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베를린에서 비엔나까지 나를 보러 와 주었다. 상하이 출장 후 서울의 우리 집에서 며칠 지내다 간 게 2016년 겨울이었으니 거의 3년 만에 보는 셈. 친구가 고른 베이커리 카페에서 만나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마침 어제 돌아다니다 발견하고 가보려고 찜 해 두었던 곳과 같은 카페였다. 역시 우리의 취향은 비슷. ㅎㅎ 친구는 아침 빵 세트와 커피를, 난 아보카도 토스트와 라테를 시켰다. 빵집답게 빵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았던 곳. 수다를 떨며 아침을 먹은 후 향한 우리의 첫 번째 행선지는 Belvedere Palace. 바로크 양식의 궁전과 정원이 아름다운 곳으로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18세기 초 공사를 시작..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II 비엔나 3일째 아침, 서둘러 숙소를 나와 가을의 공기가 조금씩 내려앉은 듯한 거리를 부지런히 걸었다. 항상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유명 커피하우스에 가기 위해서인데 가는 도중 오래된 Arcade를 발견, 가던 길을 멈추고 둘러본다. 찾아보니 1860년에 지어졌다는 이곳은 부티크, 바, 카페들이 모여 있는 쇼핑 아케이드. 아름다운 공간에 정신이 팔려 사진을 찍다 Ferstel Passage를 나오니 바로 오늘 아침의 목적지가 나왔다.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페 센트럴. 다행히 아침 일찍이라 줄은 없었다. 1876년 문을 연 이 카페는 원래 은행과 주식거래소가 있던 자리다. 그래서인지 외관도 상당히 멋스러운데 건물의 이름은 Palais Ferstel. 건축가 Heinrich von Ferstel의 이..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I 친구 S는 일정 때문에 새벽에 출근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그녀의 어머니께서 아침식사를 차려주셨다. 그리고는 빗길에 직접 기차역까지 데려다주셨다. 언제 또 잘츠부르크를 다시 올 수 있을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잘츠부르크를 뒤로하고 기차역 마트에서 산 간식을 또 챙겨 먹고. 창밖엔 비가 내려 한층 더 짙은 녹색의 목가적인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그 풍경을 보며 머릿속으로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비엔나에 도착.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향한 곳은 비엔나에서 유명하다는 시장, 나쉬마켓. 그 나라의 식문화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기에 시장이나 마트 등을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데 나쉬 마켓은 규모가 큰 만큼 볼거리도 많았다. 9월이라 가을의 식재료들이 가득했던 시장. 나쉬 마켓 길 ..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Salzburg 아침 출근길에 친구가 기차역에 내려줬다. 오늘은 잘츠부르크 가는 날. Before Sunrise에서 제시와 셀린이 다시 만나기로 했던 그 기차역은 아닐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반전의 현대적인 건축물인 비엔나 중앙역. 알고 보니 중앙역은 2015년에 오픈, 그전까지는 西駅(West Station)이 메인 역이었다고 한다. 영화가 1995년 作이니 그들이 약속하고 헤어졌던 기차역은 Wien Westbahnhof 였던 것. 비엔나에 있는 동안 함 찾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잘츠부르크 역에는 친구의 친구 S가 기다리고 있었다. 샌프란에 놀러 왔었던 그녀를 친구랑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잘츠부르크를 가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일 가이드와 함께 하룻밤 숙박 제공까지 흔쾌히 제안해 ..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 드골 공항에서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비엔나에 도착하니 친구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결혼을 5일 앞두고 있는 친구는 하루 휴가를 얻어 나의 일일 가이드를 자처한 것. 무려 6년 만의 재회였지만 마치 어제 헤었졌던 것처럼 어색함은 제로였다. 웃음으로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보니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일단 그녀의 집에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시내 구경하러 GO! 비엔나에서 아마 제일로 유명한 음식일 Wiener Schnitzel, 이 얇은 돈까스처럼 생긴 음식을 제일 잘한다는 그녀의 추천 식당은 Lugeck. 이곳에서 그녀의 예비신랑도 같이 만나 서로 첫인사를 나누며 열심히 칼질을 하였다. 식당 분위기만큼 슈니첼도 감자 샐러드도 정말 쵝오. 그리고 식사에 곁들인 Sturm은 9월 말에서 10월 중순까지만 ..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Paris I 친구의 청첩장을 받고 비엔나행 티켓을 알아보니 샌프란시스코발 직항 편이 없어 유럽 어디에선가 갈아타야 했다. 리스본에 들려 며칠 지내다 비엔나로 갈까? 아님 암스테르담? 헬싱키? 행복한 상상을 해보지만 처음 가보는 두나라를 여행하기에는 휴가가 너무 짧았다. 여행 스타일이 한곳에 집중해서 공략(?)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이제껏 유럽여행을 하면서 한나라 이상을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여행 일정 앞뒤로 하루씩 파리에 머물기로 결정. 그렇게 13년 만에 가게 된 빛의 도시. 12월과 2월... 겨울의 풍경만 알고 있기에 청명한 가을 하늘을 잔뜩 기대했지만 파리에 있던 이틀 다 비가 내렸다. 그래도 가을비 내리는 파리는 분위기가 더욱 좋을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이 로맨틱한 도시의 골목을 바..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프롤로그 친구 결혼식 참석차 지난달 다녀온 비엔나... 2009년 9월 베를린에 갔을 땐 다시 유럽 땅을 밟는데 10년이나 걸릴 줄은 미처 몰랐다.^^;; 예전 직장에서 앞뒤로 나란히 앉아 끊임없이 飲食이야기를 하며 친해진 B양은 자매같이 지냈던 사이. 그녀의 힘든 연애를 가까이서 지켜봤었기에 그녀가 다시 비엔나로 돌아간 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 소식을 전해줬을 땐 정말 기뻤고 또 그 행복한 날을 가까이서 축복해 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이를 악물고(?) 휴가를 모아 모아 8박 10일로 다녀온 가을여행. 자세한 여행기는 다음 편에 계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