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tchart Gardens, Vancouver Island - October, 2007
다시 가을
구름은 비를 쏟았다
날짜들이 흘러가고
사과나무는 여기저기 사과를 쏟고
마른 나뭇잎 속에서 늙은 거미는
연약하게 댕댕거린다
햇빛이 오래 앉았다 간 자리
바람이 오래 만지작거린 하늘
새들이 날아간다
빈 하늘이 날아가버리지 못하게
매달아놓은 추처럼
황인숙
엄마와 함께 떠났던 삼년전 이맘때 즈음의 가을여행.
시애틀을 거쳐 빅토리아로 가는 여정이었는데 정원가꾸기를 좋아하시는 엄마께 부차트 가든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갔던 날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붉게 물들은 단풍은 덕분에 더 운치가 있었고
한창 만발해 있던 다알리아 가든 앞에선 미소를 가득 지으시던 엄마.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뵙지도 못하는 부모님...
내년엔 엄마, 아빠와 함께 아름다운 한국의 산으로 단풍구경을 다녀오리라.
가을은 왠지 더욱더 가족들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