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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한국에서의 여행.

어디로 갈까... 결정하는데 핵심 키워드는 산사와 벚꽃과 차(茶)였다.

찾아보니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에 있는 쌍계사 앞의 벚꽃 십리길이 유명하단다.

그리하여 한국집에 도착한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은 다음날 아침, 설레이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랩탑, 인터넷, 휴대폰 없는 원시적(?)인 2박3일의 여정동안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듯한 마을들을 걸어다녔다 .







여행 첫날의 날씨는 완전 꽝. 

세찬 비바람으로 우중충한 날씨였는데 그 덕분인지 보통때 같았으면 관광인파로 엄청 막혔을 벚꽃십리길이 한산하였다.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산사의 오후는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로 한층 더 고즈넉하다.








지리산 산행.

다행이도 다음날 아침엔 비가 그쳤다.

올라가는 동안 싸리눈이 내리고 추웠지만 가파른 산자락을 오르다보니 날이 개인다.

하산길에 내려다 보는 풍경이 멋지다.







 

전날 내린 비로 벚꽃들이 많이 떨어져 버렸지만 그래도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맞으며 사뿐사뿐 걸어본다.

혼례길[각주:1]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벚꽃 십리길엔 그래서인지 연인들이 많았다...








평사리 황금 들판.

보시다시피 모내기 전의 논은 황량하기 그지 없다. 가을에 벼가 익을 무렵엔 정말 아름다울것 같은 풍경.

문득 영화의 한장면이 생각났다. 

허리까지 오는 파란 벼들 한가운데 서서 헤드폰을 쓰고 릴리 슈슈의 음악을 듣던 주인공...

멀리 부부 노송이 보인다.








백사청송(白沙靑松) 이라고도 불리우는 하동 송림.

섬진강변의 백사장과 700여 그루의 노송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오래된 소나무 그늘 사이로 솔향기 맡으며 산책을 하다보니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 하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다완[각주:2].

마지막 여정지로 진교의 한 도요지를 방문하였다.

친절하게도 직접 만드신 다완에 말차를 한잔 만들어 주신다.

여름엔 연꽃으로 유명하다는 이곳. 다음엔 연꽃구경을 하러 오리라.













  1. 이 벚꽃 십리길을 젊은 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부부의 연을 맺고 백년해로 한다하여 혼례길이라 불리운다고. [본문으로]
  2. 茶碗 - 차를 마실때 사용하는 잔/사발.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