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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하동을 다녀온지 일주일 되던 날, 

다시 카메라 하나를 들고 훌쩍 떠났다.

근대문화 유산들과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항구도시 군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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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적지는 경암동 철길 마을.

월요일 이른 아침, 동네는 너무나 조용하다.

지금은 다니지 않는 기찻길.

사람들이 많이 떠난듯한 적막한 마을에서 텃밭의 상추와 널린 빨래로 인적기를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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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하구둑 건설로 항구의 기능이 점점 쇠퇴해진 군산 내항.

토사와 폐수로 뒤범벅인 항구엔 일제 강점기의 산물인 부잔교가 남아있다. (두번째 사진)

조수간만의 차로 수위가 달라질때마다 다리의 높이가 조절되는 부잔교로 주변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날랐다고.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내항에서 바다쪽으로 가다보니 해망동 수산시장이 나온다.

이곳도 비응항에 새 수산시장이 생긴 후로 옛날의 명성을 잃었다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바닷바람에 생선들이 말려지고 있다.

멀리 충남 서천과 연결되는 군장대교 건설현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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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 건너편에 위치한 해망굴 역시 근대문화 유적지이다.

일제가 군산 시내와 항구를 연결시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터널은 한국전쟁 당시에는 북한군의 대피소였다고도 한다.

터널을 걸어 지나가는 대신 오른쪽 계단길을 올라 해망동을 둘러보았다.

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이곳은 군장대교와 연결되는 도로가 생길 예정이라 모두 이사를 가고 철거중이다.

월명공원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왠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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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동과 신흥동 일대의 구석구석에는  일본식 가옥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어느 좁은 골목길에서 만난 커다란 벚나무 아래에서 한참을 서있기도 하고  세월이 멈추어 버린듯한 풍경에 그만 발길을 멈춰 버렸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지어진 히로쓰 가옥은 그 규모에 놀라고 (여섯번째 사진)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 동국사는 마치 일본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고은 시인이 스님 출신이란 건 알았지만 출가했던 절이 동국사 였다는 것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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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古風스러운 간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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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여행의 마무리는 카페 나는 섬에서.

군산 예술가들의 집결지 개복동에 있는 이 카페에서는 음악공연도 열린다고 한다.

황학동 벼룩시장을 옮겨 놓은 듯한 곳의 구석자리에 앉아 녹차라테를 마시며 노트에 하루를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