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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이젠 쓸모가 없어진 수도가압장에 들어 선 윤동주 문학관.
기계실이었던 공간은 시인채라 이름 지어진 제 1전시실로 윤동주 시인의 자료들이 전시 되어있고
두개의 물탱크였던 곳 중 한 곳은 열린 우물*인 제 2 전시실,
나머지 한 곳은 닫힌 우물인 제 3전시실로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제 1 전시실, 제 3 전시실은 사진촬영 금지였기에 위의 사진들은 제 2 전시실이다.

아직 물때 자국이 남아 있는 열린 우물 공간에서 시인이 우물에서 본 달과 구름과 계절을 우리는 고개를 들면 볼 수 있는 하늘에서 찾을 수 있다.
닫힌 우물은 마치 형무소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점검을 위해 설치된 사다리의 좁은 입구에서 들어오는 가느다란 햇빛이 이 공간의 유일한 빛이다. 이 어두운 공간에서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内 홀로코스트 타워에서 느꼈던 소름을 경험했다면 과장일까?
문학관과 이어져 있는 시인의 언덕은 하숙시절 시인의 산책길이었다고 하니 장소선정 또한 기가 막히다.
최소한의 리모델링으로 하지만 많은 고민이 옅보이는 이 공간에서 짧은 생을 살다 간 시인의 性情을 잘 표현해 준 건축가에게 그리고 이 낡은 시설을 철거하지 않고 공공 건축물로 재생하기로 결정한 종로구 관계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2014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 수상작



윤동주 문학관

Jongno-gu, Changuimun-ro 119,  Seoul
Designed by Leeon Architectes & Urbanistes
Completed in July,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