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친구가 기차역에 내려줬다. 오늘은 잘츠부르크 가는 날. Before Sunrise에서 제시와 셀린이 다시 만나기로 했던 그 기차역은 아닐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반전의 현대적인 건축물인 비엔나 중앙역. 알고 보니 중앙역은 2015년에 오픈, 그전까지는 西駅(West Station)이 메인 역이었다고 한다. 영화가 1995년 作이니 그들이 약속하고 헤어졌던 기차역은 Wien Westbahnhof 였던 것. 비엔나에 있는 동안 함 찾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잘츠부르크 역에는 친구의 친구 S가 기다리고 있었다. 샌프란에 놀러 왔었던 그녀를 친구랑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잘츠부르크를 가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일 가이드와 함께 하룻밤 숙박 제공까지 흔쾌히 제안해 준 것. 역쉬~ 난 人福이 많은 사람. ^^ 그녀와 잘츠부르크 음악제 공연장 앞을 지나 첫 번째로 간 곳은 성 페터 성당. 어제까지도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하여 걱정했는데 오늘은 환하게 개인 날씨여서 천천히 산책하듯 둘러보았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정원처럼 이쁘게 꾸며진 묘지.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도착했던 날 마침 성 루페르트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의 잘츠부르크를 있게 한 주교 루페르트를 기념하여 9월 24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시내 광장에 빈티지 놀이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많은 먹거리와 시장이 들어섰고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우리도 축제음식으로 소시지와 사우어크라우트가 잔뜩 들어간 샌드위치와 시즌 한정 음료인 슈투름을 마시면서 잠깐 런치 브레이크.
축제가 열리는 광장 앞에는 잘츠부르크 대 성당이 있다. 16세기에 화재로 전소한 후 17세기에 다시 지어지는데 바로크 양식이라 완전 화려하다. 모차르트가 이곳에서 유아세례를 받았고 또 6000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진 오르간을 직접 연주하기도 했다고.
성당을 나와 동네 한 바퀴를 돌다 찾아간 카페. 잘츠부르크의 명물 모차르트 쿠겔의 원조라고 알려진 레지던스 광장에 있는 카페 콘디토라이 퓌르스트에서 아인슈페너, 모차르트 초콜릿 그리고 자두 타르트로 당 보충을 하였다. 화창한 날씨에 야외에 앉아 축제로 신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휴식 후 찾아간 곳은 모차르트 생가이다.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자란 친구도 오늘 처음 가보는 거란다. (서울 사람들 남산타워 안 가 본거랑 같은 건가?)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라 직접 작성한 악보 등을 눈에 담고. 모차르트 생가에서 나와 게트라이데 거리를 걸었다. 이 거리는 아기자기한 간판들로 유명한데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그 가게가 어떤 가게인지 알아보게 만들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 거리 끝에 축제장소와는 좀 떨어져 있어 조용한 한 바에 들려 차가운 와인 한잔씩 마시니 어느새 늦은 오후가 지나고 있었다.
사랑의 자물쇠가 잔뜩 걸린 마카르트 다리를 건너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미라벨 정원에 도착.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도레미송을 불렀던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잘 다듬어진 이쁜 정원을 관심 있게 천천히 둘러본 후 다시 구 시가지로 이동. 소금의 성이란 뜻의 도시 이름답게 유명한 소금도 기념품으로 사고 (그 지역 특색의 식재료 사는 것 좋아함) 이쁜 털실 가게에서 털실을 사는 등 쇼핑을 즐겼다. 그리고 친구가 미리 예약해 둔 식당에서 굴라쉬 저녁으로 꽉꽉 알차게 채운 하루를 마무리했다. 기회가 되면 여름마다 열리는 그 유명한 음악 페스티벌도 함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