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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Palm Tree - Bangkok

 

Bamboo - Arashiyama

 

Banyan Tree - Honolulu

 

Willow Tree - Hangzhou

 

Eucalyptus - San Francisco

 

 

 

조용한 이웃


부엌에 서서
창 밖을 내다본다
높다랗게 난 작은 창 너머에
나무들이 살고 있다
나는 이따금 그들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본다
잘 보이지는 않는다
까치집 세 개와 굴뚝 하나는
그들의 살림일까?
꽁지를 까닥거리는 까치 두 마리는?
그 나무들은 수수하게 사는 것 같다
하늘은 그들의 부엌
지금의 식사는 얇게 저며서 차갑게 식힌 햇살이다
그리고 봄기운을 한두 방울 떨군
잔잔한 바람을 천천히 오래도록 삼키는 것이다

 


황인숙 <자명한 산책> 中


 

변이가 확산되면서 감염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 하루에 두어 번 산책하는 시간 외엔 다시 외출 자제 모드에 돌입. 창가에 앉아 세상 구경하는 고양이처럼 바깥과의 연결고리가 창문을 통해 보는 풍경이 거의 전부인 요즘이다. 바람의 기분에 따라 다른 춤을 추는 나무, 해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지붕 타일의 그림자, 짙은 안개와 함께 숨바꼭질을 하는 하늘, 복실 한 양이었다가 날개 핀 불사조였다가 지맘대로 바뀌는 구름. 제한적이지만 자세히 보면 매일 다른 세상의 풍...

 

 

나무 (2019) by 카더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