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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Dudamel


무려 8개월을 기다렸다.
Gustavo Dudamel 이 뮤직디렉터로 있는 LA Philharmonic 의 샌프란시스코 공연.
인기있는 공연은 종종 매진이 되기에 이번 시즌 티켓을 팔기 시작하는 첫날, 
그러니까 작년 9월 초 표를 구입해 놓고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더군다나 오늘 연주하는 두곡 중 한곡이 내가 좋아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
첫악장의 익숙한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꼭 옛날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가
아다지오의 느린 템포에서 갑자기 알레그로 논 트로포로 빨라지는 반전이 있어 깜작 놀라게 된다.
끝부분에는 모든 현악기를 손끝으로 튕기듯이 연주하는데 그 부분도 아주 재밌다.
세번째 악장은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로 아주 빠른데 퍼쿠션의 경쾌한 리듬과 잘 어울린다.
비창이란 부제가 불은 이 교향곡이 슬프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
느리게 끝나는 교향곡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서 두다멜은 올린 손을 아주 오랫동안 내리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음악과 하나가 된 그의 모습에 전율이 느껴진다.
공연이 끝난 후 박수에 보답하려는 그는 단상위가 아닌 연주자들 사이에 서서 인사를 한다. 
너무나 겸손한 그의 모습에 또 감동. ^^


스물여덟의 나이로 LA Philharmonic 의 뮤직디렉터로 작년에 취임한 그를 알게된건 몇년전 우연히 PBS 에서 하는 방송을 보고나서였다.
Simon Bolivar 청소년 오케스트라 의 뮤직 디렉터인 그와의 인터뷰 였는데 El Sistema 라는 베네주엘라의 청소년을 위한 음악프로그램도 그때 알게되었다. 빈민층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배울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아이들과의 화합도 배우게 하여 가정, 혹은 사회로부터 소외될수 있는 아이들이 나쁜길에 빠지지않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밑의 동영상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 알수 있다.





맘보풍의 음악을 연주하는 그들. 너무나 신나고 즐거운 모습이 연주자들 뿐만아니라 공연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느낄수 있다.
너무나 훈훈해 지는 광경. 클래식 음악을 아주 편하게 대할수 있게된 베네주엘라의 어린이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이번에 서울시향에서 이 El Sistema 프로그램을 모델로 삼아 구로구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해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를 만든다고 한다.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음악을 배우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서, 아님 집안사정상 포기한 아이들에게 꿈을 줄수 있는 프로그램. 
그래서 사회에서 버림받는 아이들이 아닌 사회에서 주목받는 아이들로 키울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가까운 미래에는 구스타보 두다멜과 같은 세계적인 음악가가 우리동네 오케스트라에서 나올수 있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