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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Hadong, Korea - April, 2013






섬진강 3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니

이 땅에 정들었으리.

더 키워 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김용택 

 






지리산도 섬진강도 하동도 초행길이었다.

날씨가 하도 殊常하여 잠시 포기할까 했지만 왠지 꼭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정이 얼마나 잘 한 일인지 그곳에 가서야 알게되었다.

너무나 善한 풍경. 

마음이 편안해지는 산등성이와 강물과 꽃길을 쳐다보며 이번 여행에서 만난 모든 因緣에 감사드린다.


순간 순간이 소중했던 여행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