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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유럽 - Vienna I

Charles de Gaulle Airport, Paris - September, 2019

드골 공항에서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비엔나에 도착하니 친구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결혼을 5일 앞두고 있는 친구는 하루 휴가를 얻어 나의 일일 가이드를 자처한 것. 무려 6년 만의 재회였지만 마치 어제 헤었졌던 것처럼 어색함은 제로였다. 웃음으로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보니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일단 그녀의 집에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시내 구경하러 GO!

 

Lugeck, Vienna - September, 2019

비엔나에서 아마 제일로 유명한 음식일 Wiener Schnitzel, 이 얇은 돈까스처럼 생긴 음식을 제일 잘한다는 그녀의 추천 식당은 Lugeck. 이곳에서 그녀의 예비신랑도 같이 만나 서로 첫인사를 나누며 열심히 칼질을 하였다. 식당 분위기만큼 슈니첼도 감자 샐러드도 정말 쵝오. 그리고 식사에 곁들인 Sturm은 9월 말에서 10월 중순까지만 맛볼 수 있다는 데... 갓 수확한 포도를 발효시킨 음료로 숙성이 덜 된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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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sdom, Vienna - September, 2019

점심식사 후 예비신랑은 회사로 돌아가고 친구와 난 바로 근처의 슈테판 대성당을 구경하기로 한다. 엄청난 높이의 첨탑은 시내 어디서든 볼 수 있어 마치 샌프란의 Salesforce 빌딩이나 서울의 롯데월드타워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1955년까지 watchmen이 상주하며 시내에 화재가 나면 종을 울렸다고 한다. Mozart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치러 진 장소로도 유명한 이 성당은 12세기에 완공된 후 여러 번의 증축으로 인하여 로마네스크와 고딕의 두 가지 양식을 볼 수 있다. 비엔나에서 제일 유명한 성당답게 관광객이 엄청 많아 줄을 서서 들어가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지만 성당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보이는 화려함과 느껴지는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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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Sacher Wein, Vienna - September, 2019

서울의 명동같은 분위기의 케른튼너거리를 걸으며 그녀의 좋아하는 건물과 공간들을 보고 나니 살짝 당이 땡긴다. 샌프란의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집인 블루바틀이 비엔나의 최초 커피하우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처럼 비엔나의 카페 문화는 유명하다. 카페 문화가 발달하니 자연히 Viennese Pastry와 디저트도 유명한데 비엔나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디저트가 바로 자허토르테. 살구잼이 들어간 진한 맛의 초콜릿 케이크는 이곳 호텔 자허에서 시작되었다. 친구와 각자 하나씩 시켜 아인슈페너와 같이 당 보충한 후 호텔 로비까지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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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splatz Station by Otto Wagner

비엔나는 도시 전체가 아르누보의 건축양식으로 도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오토 바그너이다. 그는 건축가이자 가구디자이너 그리고 도시 계획가였다. 이 칼스플라츠 구역사도 그의 작품인데 새 지하철 라인이 들어서면서 철거될 위기였다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져 지금은 박물관과 카페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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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Hall - Wiener Phiharmoniker

비엔나의 여행일자가 나온 직후 온라인으로 티켓을 사려 했지만 이미 매진 상태라 포기하고 있었던… 하지만 친구가 어렵게 입석표를 구해 꿈에 그리던  Musikverein에서의 빈 필하모닉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메인홀인 Golden Hall은 정말 눈이 부시게 화려했지만 공연장 끝에 서서 연주를 듣기에는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인터미션 동안 샴페인을 즐긴 후 스탠딩 룸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느 노부부가 지금 떠나는데 원하면 자신들의 좌석에 가 앉으라며 티켓을 건네주신다. 2부는 아직까지도 나한텐 살짝 난해한 말러의 음악이었기에 서서 들을 자신이 없었는데 친절한 나눔 덕분에 좋은 좌석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비엔나의 첫 번째 밤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