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와 고성에서 보낸 2박 3일.
3일째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도 혹시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역시나 바다는 구름으로 잔뜩 덮여있다.
어제 아침은 정말 운이 좋았었나 보다.
비록 바다 일출을 이틀 연속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구름 위로 모습을 드러낸 태양의 빛으로 물든 바다와 하늘은 모네 작품의 색감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다웠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궁금했던 책방, 음식 그리고 카페가 다 고성에 있었다.
숙소 체크아웃 후 신나게 달려간 곳은 태시트 카페.
미니멈 한 건축과 실내디자인, 그 공간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모두 맘에 들었다.
커피도 맛있었고 같이 먹은 쑥 휘낭시에는 튀밥이 올려져 있어 식감도 재밌고 맛도 좋았다.
다만 주중 오전에 가야 통창으로 바라보는 바다를 온전히 즐길 수 있을 듯.
국밥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닌데 고성의 맛집을 찾다 발견한 문어 국밥집! 그 맛이 너무 궁금해 안 찾아가 볼 수가 없었다.
콩나물이 아닌 숙주나물이 잔뜩 들어간 국밥에 문어숙회가 얹어져 나오는데 문어 육수의 국물이 시원하니 해장으로 딱 이었다. 문어 전은 문어 국밥만큼의 맛은 아니었음.
베짱이 문어 국밥은 이번 여행에서 먹은 맛있는 음식들 중에서도 별미였다.
국밥집 앞이 교암항이라 잠깐 산책을 했다. 고즈넉하게 조용한 겨울바다는 여름에 오면 또 다른 풍경이겠지.
오랜 세월 바닷물에 의한 염풍화 작용으로 크고 작은 구멍이 생긴 바위들.
아마도 강원도 최북단에 있는 서점이지 않을까? 한적한 바다 마을에 자리한 작고 포근한 책방은 친절한 주인장 덕분에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책 끝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아무도 없는 북 끝의 해변에서 시리도록 청량한 겨울바다를 마주한 것이 이번 여행의 끝맺음이었다.
북끝바다의 완벽한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