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 겨울 詩 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읽던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있었고 그것이 이 책의 유일한 결말은 아니니까 가장 많은 미움을 샀던 인물처럼 나는 징검다리를 건넜다 개울에 빠져 죽었다던 그와는 달리 반대편에 잘 도착했는데 돌아보니 사방이 꽁꽁 얼어 있었고 그애는 여름에 죽었겠구나 죽은 이를 미워하던 사람들이 모여 흐르는 땀을 연신 닦다가 미워하던 마음이 사라진 텅 빈 구멍을 들여다본다 그것은 검고 아득해서 바닥이 보이지 않고 돌멩이를 던져볼까 아서라, 죽은 이는 다시 부르는 게 아니야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 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 이것은 소설일까 아닐까 고개를 들면 온통 하얀 창밖과 하얗게 뒤덮인 사람들이 오고 가는 풍경 모든 것이 끝나도 어떤 마음은 .. 더보기 이 겨울 詩 둘 당신은 첫눈입니까 누구인가 스쳐지날 때 닿는 희미한 눈빛, 더듬어보지만 멈칫하는 사이 이내 사라지는 마음이란 것도 부질없는 것 우린 부질없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친 일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낱낱이 드러나는 민낯을 어쩌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날 듯 말 듯 생각나지 않아 지날 수 있었다 아니라면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더욱 부질없어질 뻔하였다 흩날리는 부질없음을 두고 누구는 첫눈이라 하고 누구는 첫눈 아니라며 다시 더듬어보는 허공, 당신은 첫눈입니까 오래 참아서 뼈가 다 부서진 말 누군가 어렵게 꺼낸다 끝까지 간 것의 모습은 희고 또 희다 종내 글썽이는 마음아 너는, 슬픔을 슬픔이라 할 수 없어 어제를 먼 곳이라 할 수 없어 더구나 허무를 허무라 할 수 없어 첫눈이었고 햇..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