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S는 일정 때문에 새벽에 출근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그녀의 어머니께서 아침식사를 차려주셨다. 그리고는 빗길에 직접 기차역까지 데려다주셨다. 언제 또 잘츠부르크를 다시 올 수 있을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잘츠부르크를 뒤로하고 기차역 마트에서 산 간식을 또 챙겨 먹고. 창밖엔 비가 내려 한층 더 짙은 녹색의 목가적인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그 풍경을 보며 머릿속으로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비엔나에 도착.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향한 곳은 비엔나에서 유명하다는 시장, 나쉬마켓. 그 나라의 식문화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기에 시장이나 마트 등을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데 나쉬 마켓은 규모가 큰 만큼 볼거리도 많았다. 9월이라 가을의 식재료들이 가득했던 시장.
나쉬 마켓 길 건너편에 바로 Otto Wagner가 디자인 한 아파트 건물 두 채가 나란히 서있다. 첫 번째 건물은 Majolica House 라 불리는데 건물 전체가 꽃무늬의 타일로 덮여있다. 두 번째 건물의 이름은 Medallion House. 이름에 걸맞게 건물 파사드엔 Medallion으로 장식되어 있다.
나쉬 마켓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Cafe Sperl. 1880년에 오픈한 이곳은 20세기 초 예술가, 작가, 건축가등이 즐겨 찾아 Vienna Coffee House 중에서도 유명하긴 하지만 찾아간 또 다른 이유는 Before Sunrise에서 제시와 셀린이 전화 게임을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을 찍은 곳이기 때문. 그들이 앉았던 Booth엔 이미 사람들이 앉았기에 다른 창가 자리에 앉아 호박 수프와 Aperol Spritz를 시켰다. 얼굴이 빨개져서 원래 낮술은 잘 안 하지만 왠지 한잔 하고 싶어 짐. 그리고 디저트로 Apple Strudel과 카푸치노와 비슷한 Melange를 마시면서 꽤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나왔다.
카페 스펄에서 걸어서 정확히 7분만에 도착한 Leopold Museum. 2001년 개관한 이 미술관은 주로 20세기 전반의 오스트리아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가장 많은 에곤 쉴레의 작품들이 있다고 한다. 밑에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작품들을 추려 보았다.
1. Litzlbergkeller, 1915/1916 (Oil on Canvas)
2. Schonbrunn Landscape, 1916 (Oil on Canvas)
3. Death and Life, 1910/11 & Reworked in 1915/1916 (Oil on Canvas)
4. The Large Poplar II (Gathering Storm), 1902/1903 (Oil on Canvas)
1. Self-Portrait with Striped Shirt, 1910 (Black Chalk, Gouache on Paper)
2. Self-Seer II (Death and Man), 1911 (Oil on Canvas)
3. Calvary, 1912 (Oil, Gouache, Pencil on Canvas)
4. Autumm Tree in Stirred Air (Winter Tree), 1912 (Oil, Pencil on Canvas)
5. Setting Sun, 1913 (Oil on Canvas)
6. Three Standing Women (Fragment), 1918, Unfinished (Oil on Canvas)
7. Poem "Fir Woods", 1910
*마지막 사진은 그가 쓴 詩
1. Landscape with Waterfall, 1866 (Oil on Canvas)
2. Coastal Landscape, 1866 (Oil on Canvas)
*쿠르베氏의 작품들도 있었다. ^^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다뉴브(도나우) 강. 독일 남부에서부터 루마니아 동쪽 해안을 통해 흑해까지 연결되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라고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유명한 왈츠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의 바로 그 강이다.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나와 향한 곳은...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에서 베르디의 'Il Trovatore'를 보는 것이 비엔나 2일차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개인적으로 푸치니 보다는 베르디의 오페라를 선호하고 또 마침 '일 트로바토레'는 처음이라 기대가 컸다. 아름답고 화려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긴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푹 빠져서 즐겼던 무대. 그 여운이 오래 남아 사람들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못 떠나고 있었다.
이틀 전, 친구와 시내 구경 중 찜해 놓았던 한 Bar에서 술 한잔 하며 오페라로 충만 된 기분을 더 오래 즐기고자 찾아갔는데... 이미 문을 닫았다. ㅠㅠ 미처 영업시간을 확인 못한 내 탓이다. 하지만 이렇게 또 리스트에만 남겨 놓는 장소들 때문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