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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었다 - Savannah

언제부터였는지도 기억 못 할 만큼 오랜 세월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미국 남부의 도시, Savannah.
그곳에 다녀왔다.

Forsyth Park, Savannah - May, 2022

특정한 장소를 가고 싶은 이유는 다들 천차만별이겠지만 난 우연히 어느 사진에서 본 풍경에 매료되어 항상 사바나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Spanish Moss가 늘어지게 매달린 Live Oak Tree들이 나란히 서있는... 한국에서나 캘리포니아에선 본 적 없는 그런 植生이었다.
위의 사진은 여행 이튿날 일어나자마자 찾아간 Forsyth Park. 아침 햇살에 나뭇가지와 Spanish Moss들이 만들어내는 길 위에 펼쳐진 그림자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사실 사바나는 습한 무더위와 그로 인한 많은 벌레들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공기 중의 습도 때문에 Spanish Moss들이 자라날 수 있다고 하니 관광객의 입장으론 그런 기후에 감사해야 할 듯. 그리고 때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한차례 비바람이 지난 간 후였기에 걸어 다니기 기분 좋은 늦봄의 날씨였다.


사바나 시내에는 거의 한블럭 건너 하나씩 작은 공원(Square)들이 조성되어 있고 각 공원마다 동상과 기념비들이 세워져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사바나는 조지아주에 생긴 첫 번째 도시이고 州都였다. 그리고 대서양을 접한 항구도시라 영국 식민지 시절엔 조지아주에서 생산된 면화를 수출하는 상업이 발달하여 경제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 노예들의 유입경로였다고 함)
첫 번째 사진, Reynolds Square의 동상은 감리교의 창시자인 John Wesley로 그가 영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러 온 곳이 사바나라고 한다. 세 번째 사진, Johnson Square에는 미국 독립혁명의 영웅 General Nathanael Greene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그 뒤로 금빛 Dome의 사바나 시청이 보인다. 시가지엔 보존이 잘 되어있는 18-19세기의 Georgian, Victorian, Federal, Greek Revival 등 다양한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사진의 다리는 Talmadge Memorial Bridge인데 사바나와 Hutchinson Island를 이어주고 그 섬을 지나면 South Carolina주 가 된다. 미국 내 4번째로 바쁜 항구라고 하는데 사실 사바나항은 바다가 아니라 Savannah River에 있는 항구이다. 첫날 강 위를 지나는 컨테이너 선박을 보고 깜놀함.
Waving Girl이란 별명의 동상은 Florence Martus라는 사바나의 전설적인 인물로 44년 동안 한 척의 배도 놓치지 않고 낮엔 손수건을 밤엔 등불을 배가 지날 때마다 흔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소문만 무성할 뿐 밝혀지지 않았다고.
사바나 강가의 River Street에 있는 옛날 목화 창고들은 식당, 바, 가게 등으로 바뀌어 사바나의 대표적인 관광거리가 되었다.


사바나에 있는 유명 예술대학 SCAD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의 Art Museum을 보기 위해 둘째 날 방문했는데 매주 화요일은 휴관일이란다. 아쉽지만 캠퍼스를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버드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설치미술 작품은 Environmental Artist, Patrick Dougherty의 “Making the Birds Proud”란 제목의 작품이다. 그의 다른 작품은 수년 전 DC의 Dumbarton Oaks에서 본 적이 있다. 이전 포스팅 보기

가을을 놓치다 - 오래된 정원

Dumbarton Oaks, Washington DC - November, 2012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말이 가을여행이지 허리케인 샌디가 스쳐지나간 Washington DC 의 단풍들은 다 떨어져 버리고 날씨도 초겨울의 추운 날씨였다. 첫날 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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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나를 떠나기 전 지도를 보니 바다가 차로 30분 거리다. 그래서 예정에 없던 Tybee Island로 출~ 발~
North Beach 입구에 있던 남부 대서양에 세워진 가장 오래되고 가장 높은 등대 앞에서 사진을 찍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모래사장을 걸으며 친구들과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