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다림 Seoul Museum of Art - October, 2014 어느 순간부터인가 창가 나무의 매미들 울음소리가 그치고 저녁 골목길엔 귀뚜라미들이 짝짓기를 하는 듯 울어대기 시작했다.등교시간 버스 정류장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여학생 마냥한국으로 돌아온 후 세번째 맞는 가을을 난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시월의 숲 Shenandoah National Park, Virginia - October, 2009 10월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한곳으로 모이는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천천히 걸어 들어간다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갑자기 거칠어진다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이 힘들에 쫓기며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아와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 더보기 紅葉 The Butchart Gardens, Vancouver Island - October, 2007 남겨진 가을 움켜쥔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 올것이다문장이 되지 못한 말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꽃으로,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구멍 난 조롱박으로 퍼 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이재무 가을은 먼지로 남아있는 추억도 그립게 한다. 더보기 안녕~ 간만에 필름카메라를 둘러메고 아침 일찍 Japanese Tea Garden 을 찾았지만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작년 이맘때에도 단풍을 담으러 갔다 내리는 비에 다 떨어진 잎들을 만나고 왔었는데... 그때 찍은 필름을 얼마전에야 현상해왔다 - 위의 사진들. 은근 재밌네, 일년 후에 보는 지나간 시간들. (이번에 찍은 필름도 내년에 현상할까나?) In a manner of speaking by Nouvelle Vague 2003년에 결성된 Nouvelle Vague는 프랑스어로 New Wave 라는 뜻. 포르투칼어의 Bossa Nova 와 같은 말이다. 한국에서 이런 그룹이 결성되어 이름을 붙인다면 새 물결? 신파(新波)? ㅎㅎ 더보기 단풍 Japanese Tea Garden, San Francisco - November, 2010 단풍 아흔아홉 골 단풍 보고 있자니 아, 억장이 무너져 나도 언제 한번이라도 저렇게 제 몸 온전히 불사를 수나 있을지. 저렇게 비탈 구르며 달려 와 제 몸 기꺼이 내어줄 수나 있을지. 찬란해라, 절정이여. 서러움이여. 양진건 그동안 밤잠을 설쳐야 했던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그냥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허무하기도 하지만 나름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 때맞춰 화씨 85도를 넘나들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는걸 보니 다음달이면 Japanese Tea Garden의 단풍을 즐길수 있으리라. 찬란한 서러움을... 더보기 가을 여행 - 프롤로그 Fall Foliage, Maine - October, 2011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유독 향수병이 심해지기에 난 가을을 찾아 어디론가 떠난다. 이번 여행의 반은 혼자하는 여행이었는데 10 여년만에 다시 찾은 보스턴에서 좋아하는 벽돌건물 동네의 골목길을 쏘다녔고 그 사이 새로 지어진 현대미술관(ICA), 확장공사를 한 보스턴 미술관(MFA) 에서 머리가 지끈거릴때까지 작품들을 감상하고 양말에 빵구가 날 정도로 캠브리지를 걸어다녔다. 무엇보다도 너무나 보고 싶었던 좋아하는 건축가의 작품과 설레이는 만남도 있었다. 나머지 반은 강산이 변할 만큼의 세월동안 못본 친구를 방문하는 여행이었다. 가을이 특히 아름다운 메인州 에 사는 그녀는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늦은 단풍으로 무척 미안해 했지만 조그만 대서양 해변마.. 더보기 A Day in Georgetown 가을병이 더 심해지기 전에 4박 5일의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 본 DC의 멋진 단풍을 못 잊고 다시 찾은 딱 일년만의 방문이었다. 하지만 잔뜩 기대하고 갔던 단풍은... 지난번과 똑같은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날씨가 늦게까지 더웠던 관계로 떠날때 즈음에야 들기 시작. ㅠㅠ 뭐 단풍구경은 못했지만 초중학교를 같이 다닌 어린시절의 단짝친구 셋이 모여 밤늦게까지 수다떨고 분식 해먹고 옛추억을 되새기는 그런 알찬 시간들을 보내고 왔다. ^^ DC를 가면 꼭 가는 곳이 Georgetown, 그리고 그 Georgetown에는 내가 젤로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 leopold's Kafe. Cafe가 아닌 Kafe. 비엔나 스타일의 카페다. Cady's Alley 라는 골목길에 있는데 이렇게 이쁜 테라스에 .. 더보기 Autumn Story - 두번째 Washington DC - October, 2009 수북수북 길가에 가랑잎이 수북하다 가랑잎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발 밑에 수북하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무릎까지 수북하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귓속까지 수북하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온몸에 수북수북하다 신형건 DC 에 있는 친구의 아들래미. 자주 놀러가 많이봐서 그런지 날 친이모처럼 따른다. 작년 가을 집근처를 둘이 산책하며 나뭇잎 뿌리기 놀이도 하고 뒹굴기도 하고... ㅎㅎ 얼마나 개구장이인지. 솔직히 친구보다 이눔아가 더 보고싶다. 전화하면 이모~ 하고 반기는 애교덩어리. See you soon, Brandon! ^^ 더보기 Autumn Story - 첫번째 The Butchart Gardens, Vancouver Island - October, 2007 다시 가을 구름은 비를 쏟았다 날짜들이 흘러가고 사과나무는 여기저기 사과를 쏟고 마른 나뭇잎 속에서 늙은 거미는 연약하게 댕댕거린다 햇빛이 오래 앉았다 간 자리 바람이 오래 만지작거린 하늘 새들이 날아간다 빈 하늘이 날아가버리지 못하게 매달아놓은 추처럼 황인숙 엄마와 함께 떠났던 삼년전 이맘때 즈음의 가을여행. 시애틀을 거쳐 빅토리아로 가는 여정이었는데 정원가꾸기를 좋아하시는 엄마께 부차트 가든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갔던 날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붉게 물들은 단풍은 덕분에 더 운치가 있었고 한창 만발해 있던 다알리아 가든 앞에선 미소를 가득 지으시던 엄마.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뵙지도 못하는 부모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