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이 겨울 전시회 둘 국제 갤러리에서 열렸던 루이스 부르주아의 전. Maman이라는 거대한 거미 조각품 시리즈로 유명한 그녀의 개인전인데 특이하게도 판화 위주의 전시였다. “… 1920년대 후반 프랑스 남부에 거주하며 병든 어머니를 간호하던 젊은 시절의 부르주아는 당시 유칼립투스를 약용으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로써 유칼립투스는 작가에게 있어 어머니와의 관계를 상징하게 되었고, 특히나 작가의 노년기에 두드러지게 표면화된 모성 중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기능했다. 더 나아가 유칼립투스는 작가의 추억 기제를 촉발하고 과거를 현재로 소환해낼 수 있는 우리의 감각이 지닌 힘에 대한 믿음의 방증이기도 하다 (작가는 생전 스튜디오를 정화 및 환기 시키기 위해 유칼립투스를 태우곤 했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삶 곳곳에서 실질적,.. 더보기
곶감 항아리 2022 에디션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이 겨울 사진전 둘 보고 싶은 전시회가 유난히 많은 이번 겨울 그 중 다녀 온 두 사진전의 기록 Yosigo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 @ 그라운드 시소 서촌 Saul Leiter 사진전 |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 Piknic 짧은 감상: 굳이 더 좋았던 전시를 꼽으라면 디지털 감성의 요시고의 사진들 보단 아날로그 감성의 사울 레이터의 사진들이 더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인원제한을 더 확실하게 한 피크닉의 전시장에서 보다 여유롭게 전시회를 즐기 수 있어서 더욱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림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그라운드시소 서촌도 전시장의 규모와 동선의 문제로 전시를 편하게 감상하기는 힘들었다. 다만 건물의 야외 Atrium은 정말 맘에 듬. New York State of Mind (1982) by Mel .. 더보기
가을의 무늬 이 가을의 무늬 아마도 그 병 안에 우는 사람이 들어 있었는지 우는 얼굴을 안아주던 손이 붉은 저녁을 따른다 지난여름을 촘촘히 짜내던 빛은 이제 여름의 무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올해 가을의 무늬가 정해질 때까지 빛은 오래 고민스러웠다 그때면, 내가 너를 생각하는 순간 나는 너를 조금씩 읽어 버렸다 이해한다고 말하는 순간 너를 절망스런 눈빛의 그림자에 사로잡히게 했다 내 잘못이라고 말하는 순간 세계는 뒤돌아섰다 만지면 만질수록 부풀어 오르는 검푸른 짐승의 울음 같았던 여름의 무늬들이 풀어져서 저 술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무늬의 시간이 올 때면. 너는 아주 돌아올 듯 망설이며 우는 자의 등을 방문한다 낡은 외투를 그의 등에 슬쩍 올려준다 그는 네가 다녀간 걸 눈치챘을까? 그랬을 거야, 그랬을 거야.. 더보기
人生의 冊, 青春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The Stranger "그리고 나도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 주었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 나와 닮아서 마침내는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주었으며 하는 것뿐이었다." "And I felt ready to live it all again too. As if that blind rage had washed me cle..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II 비엔나 3일째 아침, 서둘러 숙소를 나와 가을의 공기가 조금씩 내려앉은 듯한 거리를 부지런히 걸었다. 항상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유명 커피하우스에 가기 위해서인데 가는 도중 오래된 Arcade를 발견, 가던 길을 멈추고 둘러본다. 찾아보니 1860년에 지어졌다는 이곳은 부티크, 바, 카페들이 모여 있는 쇼핑 아케이드. 아름다운 공간에 정신이 팔려 사진을 찍다 Ferstel Passage를 나오니 바로 오늘 아침의 목적지가 나왔다.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페 센트럴. 다행히 아침 일찍이라 줄은 없었다. 1876년 문을 연 이 카페는 원래 은행과 주식거래소가 있던 자리다. 그래서인지 외관도 상당히 멋스러운데 건물의 이름은 Palais Ferstel. 건축가 Heinrich von Ferstel의 이..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Vienna II 친구 S는 일정 때문에 새벽에 출근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그녀의 어머니께서 아침식사를 차려주셨다. 그리고는 빗길에 직접 기차역까지 데려다주셨다. 언제 또 잘츠부르크를 다시 올 수 있을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잘츠부르크를 뒤로하고 기차역 마트에서 산 간식을 또 챙겨 먹고. 창밖엔 비가 내려 한층 더 짙은 녹색의 목가적인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그 풍경을 보며 머릿속으로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비엔나에 도착.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향한 곳은 비엔나에서 유명하다는 시장, 나쉬마켓. 그 나라의 식문화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기에 시장이나 마트 등을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데 나쉬 마켓은 규모가 큰 만큼 볼거리도 많았다. 9월이라 가을의 식재료들이 가득했던 시장. 나쉬 마켓 길 .. 더보기
나무 조용한 이웃 부엌에 서서 창 밖을 내다본다 높다랗게 난 작은 창 너머에 나무들이 살고 있다 나는 이따금 그들의 살림살이를 들여다본다 잘 보이지는 않는다 까치집 세 개와 굴뚝 하나는 그들의 살림일까? 꽁지를 까닥거리는 까치 두 마리는? 그 나무들은 수수하게 사는 것 같다 하늘은 그들의 부엌 지금의 식사는 얇게 저며서 차갑게 식힌 햇살이다 그리고 봄기운을 한두 방울 떨군 잔잔한 바람을 천천히 오래도록 삼키는 것이다 황인숙 中 변이가 확산되면서 감염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 하루에 두어 번 산책하는 시간 외엔 다시 외출 자제 모드에 돌입. 창가에 앉아 세상 구경하는 고양이처럼 바깥과의 연결고리가 창문을 통해 보는 풍경이 거의 전부인 요즘이다. 바람의 기분에 따라 다른 춤을 추는 나무, 해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 더보기
Architecture in Texas 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 3200 Darnell Street, Fort Worth, Texas Designed by Tadao Ando Completed in 2002 Kimbell Art Museum 3333 Camp Bowie Blvd. Fort Worth, Texas Designed by Louis Kahn Completed in 1972 Fort Worth Water Gardens 1502 Commerce Street, Fort Worth, Texas Designed by Philip Johnson Completed in 1974 Ruby City 150 Camp Street, San Antonio, Texas Designed by David Adjaye Compl.. 더보기
텍사스 미션, 2021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10년만의 유럽 - Salzburg 아침 출근길에 친구가 기차역에 내려줬다. 오늘은 잘츠부르크 가는 날. Before Sunrise에서 제시와 셀린이 다시 만나기로 했던 그 기차역은 아닐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반전의 현대적인 건축물인 비엔나 중앙역. 알고 보니 중앙역은 2015년에 오픈, 그전까지는 西駅(West Station)이 메인 역이었다고 한다. 영화가 1995년 作이니 그들이 약속하고 헤어졌던 기차역은 Wien Westbahnhof 였던 것. 비엔나에 있는 동안 함 찾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잘츠부르크 역에는 친구의 친구 S가 기다리고 있었다. 샌프란에 놀러 왔었던 그녀를 친구랑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잘츠부르크를 가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일 가이드와 함께 하룻밤 숙박 제공까지 흔쾌히 제안해 .. 더보기